[현장] "지금이 배터리 산업 마지막 골든타임", K배터리 '실효성 있는 세제지원' 절실 한목소리

▲ 12일 국회에서 열린 'K배터리 재도약을 위한 산업전략 국회토론회'에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정부와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은 지금이 국내 배터리 산업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4일 오후 2시 국회에서 ‘K배터리 재도약을 위한 산업전략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세계 배터리 시장이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의 생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은 위기에 빠진 배터리 산업과 관련해 세제지원 방안을 중점적으로 다루려고 한다”며 “현행 투자세액공제 제도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도 최근 들어 국내 배터리 기업에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배터리 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한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우리나라가 배터리 산업 1위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어느새 중국에 완전히 추월당하고,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논의하는 단계까지 왔다”며 “배터리가 우리 삶에서의 차지하는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지원책의 필요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 "지금이 배터리 산업 마지막 골든타임", K배터리 '실효성 있는 세제지원' 절실 한목소리

▲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팀장이 첫번째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배터리산업협>

첫 발제를 맡은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팀장은 “오늘 토론회 주제가 ‘K배터리 재도약’인데 사실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는 도약하려다 주춤한 상황”이라며 “이는 배터리 산업 성장시기에 필요했던 정책이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이 국내 배터리 산업의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시장 점유율을 중국에 많이 내줬지만, 지금 정도가 국내 배터리 생태계를 살릴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캐즘’이라는 단어가 잘못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것은 맞지만, 시장 침투율 자체는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역별 정책에 따라 전기차의 시장 침투율이 상이한 수치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실제 중국처럼 전기차 보조금을 활발하게 지원하는 국가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미국은 트럼프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철폐 이후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김 팀장은 “배터리 산업에서 ESS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산업이 외부 강대국들의 정책 방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ESS 관련 수주 확대는 기분 좋은 소식이지만, 이는 대부분 미국의 탈중국 규제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미국과 유럽이 완성차 같은 최종 재화에만 규제를 부과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배터리 같은 부품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며 “외부 환경 변화에 휘둘리지 않도록 우리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안정혜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경쟁국에서는 현금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법인세 감면 방식의 실효성 떨어지는 정책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 캐나다, 중국에서는 직접환급형, 크레딧 양도형 등의 방식으로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들이 세금을 들여 배터리 산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금 지원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 가장 먼저 공제 대상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미국처럼 생산 실적에 따라 지원하는 방식과 캐나다처럼 설비 투자 비용에 따라 일정 부분 환급해 주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또는 이 둘을 혼합해 투자 단계에는 캐나다 방식을 적용하고, 이후 양산 과정에서는 미국 방식을 적용하는 대안도 존재한다.

또 국제무역기구(WTO)의 보조금 정책에 맞게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일각에서 보조금 형식으로 현금을 지원하면 법적 리스크에 휘말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변호사는 수출조건을 달지 않고 중립적 보조금 제도를 구축하면 법적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장] "지금이 배터리 산업 마지막 골든타임", K배터리 '실효성 있는 세제지원' 절실 한목소리

▲ 김남호 LG에너지솔루션 상무가 토론 패널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이후 토론에서는 업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김남호 LG에너지솔루션 상무는 “세액공제 직접환급 제도를 요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우리 정부가 CATL의 성장 과정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중국 정부는 CATL이 연구개발(R&D)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 재정지원, 인프라지원 등등 모든 지원을 통해 회사를 밀어줬다”며 “우리나라와 중국의 정치체계가 달라 이 모든 지원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세제지원 만큼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다음으로 노명호 삼성SDI 그룹장은 “전고체 배터리, 나트륨 배터리 등등 차세대 배터리로 전장을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산업은 아직도 정책적 지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한국형 AMPC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두 SK이노베이션 부사장은 “지금 한국 배터리 산업은 어린아이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이 가장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윤 부사장은 “기업 차원에서는 공장 가동 중단,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대규모 구조조정 등 자구책을 찾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국가에서도 조금만 힘을 보태준다면 빠르게 일어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우영 에코프로 실장은 “한국은 배터리 정책 관련 부서가 여기저기 산재해있다”며 “중국이 팀차이나를 구성해 배터리 산업을 지원한 것을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해외 정제·제련 시설은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며 “배터리 필수 광물 관련 시설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