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는 24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 AI 모듈러 홈' 쇼룸에서 단독주택에 특화된 AI 주거 솔루션을 선보였다. < 삼성전자 >
기존 철근 콘크리트 주택보다 훨씬 저럼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만의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모듈러 주택에 지원해, 기존 단독주택의 단점도 대폭 보완했다.
삼성전자는 신산업 진출을 통해 최근 생활가전 수요 부진의 돌파구도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24일 공개한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삼성 AI 모듈러 홈' 쇼룸에는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기업인 공간제작소와 협력해 제작한 100평대와 20평대 목조 모듈러 주택이 각각 놓여 있었다.
"외관상 한국인이 선호하는 철근 콘크리트 주택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실제로 고객 만족도도 높은 편입니다"라는 박정진 공간제작소 대표의 말처럼, 겉으로만 볼 때는 소재상의 차이를 크게 느끼기 어려웠다.
벽을 두드리면 철근 콘크리트보다는 가볍지만 여전히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고, 바닥재도 충분히 단단하게 느껴졌다.
삼성전자는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 기업 '공간제작소'와 협력해 '삼성 AI 모듈러 홈'을 만든다.
공간제작소는 AI 기반 설계와 자동화된 생산 시스템을 통해 주택의 80% 이상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설치를 진행하는 업체다. 이날 방문한 화성시 공간제작소 공장에서도 U자 모양의 생산라인 내에서 모듈러 설계와 조립, 배선·수도관·형광등 등의 설치까지 완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듈러 주택은 공사 기간이 비교적 짧고 균일한 건축 품질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다. 공간제작소는 하루 평균 2채의 모듈러 주택을 생산할 수 있으며, 한 달 기준 총 40채의 모듈러 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공간제작소는 차후 생산라인을 4배로 증설해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모듈러 주택은 비용 측면에서도 기존 철근 콘크리트 주택의 60~70% 수준에 불과하며, 기간도 기존 설계 모듈을 선택할 경우 일주일이면 완성할 수 있다.
가격은 평당 베이직 가전제품을 포함해 500만~600만 원으로, 30평 기준 1억5천만 원에 모듈러 주택을 주문할 수 있다.
모듈러 홈은 주문 고객이 원하는 대로 모듈 크기와 내부를 설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덕분에 고객이 원하는 곳에 가전제품을 배치할 수 있도록 전선과 수도 등을 맞춤 설치할 수 있다.
이신영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그룹장은 이날 "아파트 등은 입주 이후에 가전을 설치하고 사물인터넷(IoT) 제품들을 탑재할 수 있지만, 모듈러 홈은 모든 제품이 탑재된 상태로 소비자에게 운반 ·설치된다"며 "소비자는 집을 인도받았을 때 극대화된 공간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공간제작소 공장에서 목조 모듈러 주택이 조립되고 있는 모습. < 비즈니스포스트 >
가령 거주자가 외출할 때, 집 안에 있는 음성인식 가전제품이나 스마트워치, 스마트폰 등에 설정해 둔 값을 토대로 "나 지금 외출해"라는 말 한마디만 하면 커튼이 자동으로 닫히고 조명이 꺼진다.
침실에 있는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등도 스마트싱스를 통해 최적의 숙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다.
주방과 다용도실에서도 AI 기능을 이용해 냉장고 식재료 인식부터 관리, 레시피 추천까지 받을 수 있으며, 세탁과 건조를 한 번에 끝내는 기능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신영 그룹장은 "소비자들이 이처럼 AI 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빠르게 이를 선보일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기존 단독주택의 단점도 보완했다.
단독주택 거주자 가운데 75%는 50대 이상으로, 특히 침입·범죄, 화재·누수, 에너지 비용 등에 취약하다.
삼성전자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홈캠·긴급출동서비스 △연기 인식 센서 △에코히팅시스템(EHS) 히트펌프 등을 이용한 난방비 절감 △스마트싱스를 활용한 조명·음악·음식 관리 시스템 등을 제공한다.
단독주택은 구조적 특성상 냉난방 손실이 크고 에너지 소비가 높을 수밖에 없는데, '스마트싱스 AI 에너지 모드'를 활용하면 가전제품의 에너지 소비를 최대 60%까지 절감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EHS 히트펌프를 활용해 난방비는 53%,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60%까지 줄일 수 있다.
모듈러 주택은 2026년 기준 4천 호에서 2030년 1만2천 호, 2034년 2만3천 호까지 연평균 2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신사업 진출을 통해 가전 사업의 부진을 극복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026년 1분기 매출 52조6547억 원, 영업이익은 3조 원을 냈다. 2025년 1분기 대비 매출은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가량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모듈러 주택을 시작으로 AI 홈 솔루션 확장에 나선다.
이신영 그룹장은 "삼성전자는 모듈러 홈을 교두보 삼아 일반 주택, 아파트, 다양한 빌딩까지 AI 홈 솔루션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미 지역에서 파트너사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그 외 유럽과 호주, 하와이 등에서 사업 본격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국내 사업은 향후 3년 내에 1만 호 세대에 (가전제품을)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