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중국 CATL 배터리 도입 '선택의 기로' 분석, "포드와 스텔란티스가 관심 보여"  

▲ 3월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태양광&저장장치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CATL의 부스를 구경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 CATL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첨단기술 의존과 산업 경쟁력 확보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전기차 업체는 중국 배터리 기업인 CATL과 협력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트럼프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인다. 

2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미국은 중국의 배터리 기술을 활용할지 아니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독자 공급망을 구축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고 보도했다. 

CATL과 같은 중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과 기술 수준이 높아 협업하지 않으면 세계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시각의 근거로 제시됐다. 

친환경 기술로 분류되는 배터리 협력을 등한시하면 미국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미국 씽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카일 챈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수십 년 동안 혁신 기술은 서구에서 나왔다”며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CATL은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이다. 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이달 2일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40.1%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렸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수출도 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지난해 1월6일 CATL을 중국의 군부와 관련한 기업 명단에 올려 미국에서 방위사업 계약 수주를 못 하도록 막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군부와 연관된 기업으로 지정된다고 해서 민간 기업과 당장 거래가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 평판에 타격을 줄 수 있다. 

또한 미국 정부는 전임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중국산 배터리에 25% 관세를 매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오히려 미국 기업의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CATL은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프레드 장 CATL 대변인은 뉴욕타임스에 “미국에 기회가 있다면 적극 검토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도 전기차 경쟁력 유지를 위해 CATL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조사업체 로디엄그룹의 레바 구종 기업자문 총괄이사는 뉴욕타임스에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첨단 배터리 기술을 이식받고 전기차 라인업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부담을 더는 차원에서 중국과 협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스텔란티스는 스페인에 CATL과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2024년 12월10일 발표했다. 

포드도 이미 CATL 배터리 기술을 라이선스 방식으로 도입해 미국 켄터키와 미시간 공장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앞서 포드는 지난해 12월11일 한국 SK온과 미국에 설립했던 배터리 합작법인을 청산하기로 했다. 

구종 총괄이사는 “포드와 스텔란티스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투자 관계에서 해빙 조짐이 보일 경우를 대비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