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보스턴다이나믹스 임원 미국 정부 비공개회의 참여, 현지 로봇 공급망 구축 논의

▲ 스마트폰을 든 방문객들이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공급망 박람회에서 휴머노이드를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 임원이 미국 정부가 주최한 비공개회의에 참석해 미국 내 로봇 공급망 구축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로봇의 시장 지배력 확대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추가 규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23일(현지시각)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비공개회의에 참석한 3명의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보스턴다이나믹스 임원도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 증권사 골드만삭스 및 산업 자동화 업체 로크웰오토메이션 등 10여 곳의 기업 임원도 회의에 자리했다. 

이 회의에서 상무장관과 각 기업 임직원은 반도체부터 로봇까지 제조업 설비를 미국으로 되돌리고 산업 기반을 재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정부는 국가 지원금에 기반한 중국의 로봇 산업을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외국에서 보조금을 받는 수입산 로봇을 대상으로 미국 정부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티코가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로봇 무기가 등장해 미국을 공격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미국 내 생산을 위한 방법을 당장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전임 바이든 정권에서부터 반도체와 배터리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의 생산 설비를 미국에 유치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제조업 강국에 공급망을 지나치게 의존해 경제와 안보 부문에서 취약해지는 상황을 방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미국 정부는 자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해외 첨단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 견제도 한다. 중국산 로봇도 관세 대상이다. 

그러나 중국이 보조금에 기반해 첨단 제조업 공급망 영향력을 계속 키워 상무장관이 미국 로봇 및 관련 기업 관계자를 모아 대책을 논의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밍 쉰 리 중국 산업분석 책임은 뉴욕타임스에 “중국 기업의 부품 없이 인간형 2족 보행 로봇(휴머노이드)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은 로봇 개발과 생산을 위한 자금 조달과 인허가 지연 및 공장 건설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정책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미국 국방부 산하 조직인 전략사무국(OSC)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꼽혔다. 

2022년에 설립된 OSC는 국가안보 기술을 개발하는 데 민간 투자를 장려하는 조직으로 기업에과 공장에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

OSC는 산업용 로봇 제조사인 스탠다드봇츠와 휴머노이드 개발 기업인 파운데이션로보틱스에 대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회의 참석자이자 스탠다드봇츠의 최고경영자(CEO)인 이반 베어드는 폴리티코에 “정부는 자금을 투입하고 해외 시장 조작에 맞서 싸워 리쇼어링(국내 생산시설 이전)의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