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국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미국 나스닥에 상장, 경영 승계를 위한 계열사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정 회장이 올해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엔 내년 이후로 상장을 미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나스닥에 상장해 승계 작업을 위한 계열사 지분 인수에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아틀라스의 높아진 개발 수준을 공개할수록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가치도 상승하고 있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나스닥 상장 시점에 대한 정 회장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1월 CES 2026을 시작으로 아틀라스와 관련한 기술 수준을 공개할수록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가치는 CES 2026 전만 해도 40조 원으로 평가받았지만, 행사 직후 몸값이 급등했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 가치를 140조 원 이상으로 평가하는 증권사도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은 정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통한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는 데 있어 중요한 퍼즐로 꼽힌다.
정 회장은 그룹 총수에 오른 이후 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보다 그룹 지배력이 낮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다.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는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3%에 불과하다. 정 회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 가운데 현대모비스 지분율이 가장 낮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합해도 7.62% 밖에 되지 않는다.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분 매입이 필수인 셈이다.
▲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미국 현지시각 18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23㎏짜리 소형 냉장고를 옮기는 영상을 공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채널 갈무리>
승계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 몸값이 가장 높을 때 상장하는 것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1.9%를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2028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공장에 투입하기 전까지는 아틀라스 개발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을 시장에 공유하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 기업가치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지난 14일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리노베이션 행사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계획을 묻자 “여기서는 답변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아틀라스 기술력을 내세운 영상을 연이어 공개하며 본격적인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미국 현지시각 18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아틀라스가 23㎏짜리 소형 냉장고를 옮기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아틀라스는 무릎을 반쯤 굽히고, 양팔을 사용해 냉장고를 들어 올렸다. 냉장고를 든 이후에도 균형을 유지하며 이동해 뒤쪽 테이블 위에 냉장고를 올려놨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이번 영상이 강화 학습과 전신 제어 기술 발전을 보여주는 사례로, 아틀라스가 변수가 많은 산업 현장에서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설명했다.
강화 학습이란 로봇이 반복적 시뮬레이션과 시행착오를 거쳐 스스로 움직임과 균형 잡는 법 등을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아틀라스는 이번 실험 과정에서 43㎏짜리 냉장고를 옮기는 데도 성공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아틀라스 영상을 공개한 것은 2주 만이다. 지난 5일에도 유튜브 채널에 아틀라스가 물구나무 서기와 기계체조 동작 등을 수행하는 영상을 올렸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