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금호건설이 영업이익을 통해 쌓이는 현금 속에서도 부채 부담이 악화되는 역설적 상황을 맞닥뜨렸다.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가치가 하락하며 부채비율은 도리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너일가 3세 박세창 부회장은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시간표도 확정된 점을 고려해 적절한 지분 매각 시기를 고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호건설 돈 잘 버는데 부채비율 나빠져, 박세창 아시아나 지분 매각 시점 고심

▲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


19일 금호건설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연결기준 부채비율(기사하단 용어설명 참조)은 551.07%로 지난해말(520.23%) 대비 약 31%포인트 올랐다. 

금호건설이 2024년 단행한 빅배스(용어설명 참조) 여파에서 여전히 벗어나고 있지 못한 셈이다. 금호건설은 2024년 3분기 빅배스를 단행해 대규모 손실을 반영했다. 

이에 같은해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640%로 6월말(302%)의 두 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다만 영업 실적에서는 최근 수 년간의 건설경기 침체 터널을 지나 돈을 버는 흐름이 자리잡았다. 금호건설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21억 원, 순이익은 10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111%와 1283% 급증했다.

금호건설은 이런 영업활동 호조에 힘입어 현금도 쌓이고 있다.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분기 기준 1470억 원이 유입돼 지난해 1분기(13억 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 3월말 기준 2756억 원으로 지난해 말(1607억 원)이나 지난해 3월말(1877억 원) 대비 증가했다. 순차입금(용어설명 참조)은 3월말 기준 마이너스로 지난해말부터 갚을 돈보다 가진 돈이 많은 순현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호건설 부채비율 개선에 속도가 나지 않는 데는 분자인 빚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분모인 자본이 줄어든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말 기준 총 부채는 지난해말 대비 1.68% 늘었지만 자본은 같은 기간 4% 줄어들었다.

자본을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기타포괄손익(용어설명 참조)에서 누계 적자가 169억 원 늘어난 영향이 가장 컸다.

기타포괄손익 적자 확대 원인으로는 금호건설이 보유한 상장사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평가가치 하락이 꼽힌다.   
 
금호건설 돈 잘 버는데 부채비율 나빠져, 박세창 아시아나 지분 매각 시점 고심

▲ 기타포괄손익 적자 확대 원인으로는 금호건설이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평가 하락이 꼽힌다. 


금호건설은 애초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였지만 재무위기에 2019년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다만 아직까지 2289만 주(지분율 11.12%, 지난해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지난해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말 장부가액은 1799억 원으로 지난해 6월말(2214억 원)이나 2024년말(2381억 원) 대비 줄었다. 

올해도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꾸준히 내렸고 지난 4월2일에는 장중 6560원까지 내려서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으로서는 결국 아시아나항공 지분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매각 시점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됏다.

금호건설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시한 내에 팔아야 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금호건설과 맺은 계약에는 거래종결일로부터 1년 이후로는 지분을 소유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최종 시간표도 최근 나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3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합병계약 체결을 승인했고 통합 대한항공은 오는 12월17일 출범한다.

합병비율은 대한항공 1대 아시아나항공 0.2736432주로, 주주확정기준일은 오는 28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박 부회장은 금호건설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의 적절한 매각시기를 놓고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주가의 저평가가 한동안 이어지고 합병 이후 받게 될 대한항공 주식의 가치가 오를 것으로 본다면 2027년 말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고려할 수 있다. 

금호건설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담보로 산업은행에 600억 원을 빌려뒀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박 부회장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금호그룹 오너가 3세다. 현재 미등기 임원으로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 않지만 상근 부회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박 부회장이 과거 그룹 위상을 조금이라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금호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하다. 재무구조 개선이 더디면 건설사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금호건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해 24위로 1988년(35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시공능력평가 순위에는 재무건전성과 관련한 경영평가액이 반영되는 만큼 금호건설이 신경을 써야 할 필요성이 크다. 

특히 금호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주택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어 수주를 위한 정량 지표인 시공능력팡가 순위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금호건설은 과거 공사비 급등시기 착공 현장의 준공에 따른 전반적 원가율 하락 속에서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건설 원가율은 1분기 기준 92.5%로 지난해 1분기(95.7%) 대비 하락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안정적 현금 유동성과 차입금의 지속관리로 재무안정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과거 원가율 높았던 현장이 순차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수익성이 확보된 사업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환 기자
 

◆ 용어설명

- 부채비율 : 기업이 갖고 있는 자본 대비 부채(빚)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는 대표적 재무 건전성 지표다. 부채를 자본으로 나눠 구한다.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200%를 넘기면 재무구조가 불안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 빅배스(Big Bath) : 누적된 부실이나 잠재적 손실을 한번에 털어내는 회계적 기법이다. 빅 배스 당시 실적은 크게 악화되지만 이후로는 일반적으로 실적이 반등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 순차입금 : 회사가 빌린 모든 빚(총차입금)에서 당장 빚을 갚는데 쓸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을 뺀 '순수한 빚'의 규모를 뜻한다.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면 이를 두고 순현금 상태라고도 표현한다. 당장 쓸 돈이 갚아야 할 돈 보다 많다는 의미다.

- 기타포괄손익(OCI, Other Comprehensive Income) : 순이익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자산평가액 변동 등으로 발생한 실질적 자본의 증감분을 뜻한다. 당장 현금으로 실현되는 이익은 아니지만 기업 자산가치에 영향을 끼치는 항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