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6월 지방선거를 맞아 ‘보수 텃밭’ 대구·경북(TK) 지역이 요동치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 제동 책임론이 최대 지역 현안을 떠오른 데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12·3 비상계엄 당시보다 더 떨어졌다. 여기에 당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까지 대구를 방문해 휘젓고 있다. ‘국민의힘 공천은 곧 당선’이기에 별 관심을 받지 못했던 TK지역이 이번 선거에선 전국적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TK 선거판 요동친다, 행정통합 논란에 '국힘 지지율 추락' 그리고 한동훈까지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7일 오후 대구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서문시장에 도착하고 있다. 서문시장은 보수 정치인이 힘들 때마다 찾는 곳으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린다.<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낮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았다. 

이날 현장에는 수천 명의 대구 시민이 몰리며 경찰이 통제에 나설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 역시 설 연휴를 앞두고 서문시장을 찾은 바 있는데 당시보다 반응이 더 뜨거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6월 지방선서에서 함께 치뤄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대구 지역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데, 이날 서문시장에서는 대구 시민들이 한 전 대표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보여준 것이다. 

한 전 대표의 대구 지역 출마는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당선돼 여의도에 입성한다면 정치적 위상이 급상승한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은 큰 정치적 자산이 된다.

이는 그를 제명한 장동혁 지도부에게는 큰 정치적 위협이 된다. 지방선거 패배로 장동혁 지도부가 무너진다면 한 전 대표가 국힘의힘을 고스란히 넘겨받는 상황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한 전 대표의 당선을 막기 위해 '자객 공천'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의 고민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의 최대 현안인 ‘대구·경북 행정 통합 특별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반대로 보류되면서 지역 여론이 들끓었다. 한 지역 신문은 1면 전체를 검은색을 칠하면서 국민의힘을 강하게 성토할 정도였다. 

지역 여론이 들끓으면서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26일 부랴부랴 각각 모여 투표까지 진행해 당론 추진으로 뜻을 모았다. 이에 송언석 원대대표는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행정통합 특별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개회’를 요청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에 이날 현재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의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지역 민심은 크게 흔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국민의힘 내부가 자중지란에 빠진 듯한 모습까지 연출돼 이를 지켜본 지역 주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무산될 뻔한 상황에 대한 책임 소재를 두고 주호영 의원과 송언석 원내대표가 의총에서도 공개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TK 민심이 차갑게 식고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이다. 대구·경북 지역 민심이 국민의힘에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은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7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5%, 국민의힘 17%로 집계됐다. 대구·경북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각각 28%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역대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이런 ‘기회’를 십분 활용할 태세다. 민주당은 이날 대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며 대구 지역 발전을 위해 정부 여당이 힘쓸 것이라 약속했다. 대구·경북 지역의 민심이 흔들리는 빈틈을 파고 들려 한다는 풀이가 나온다. 
 
TK 선거판 요동친다, 행정통합 논란에 '국힘 지지율 추락' 그리고 한동훈까지

▲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전남광주 통합법'을 여당 주도로 처리를 하려하자 국민의힘 곽규택(앞 부터), 나경원 의원 등 법사위원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에는 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과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도 상정됐지만, 국민의힘의 강경한 반대에 처리가 보류됐다. <연합뉴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이날 대구광역시 중구 2·28 민주운동기념회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의 무책임으로 TK 행정통합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며 “TK 시·도민에게 싹싹 빌고 협의에 나서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시장 선거에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8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등이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으로 잡히며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출마가 거론되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만만찮은 적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에 인용된 전국지표조사 여론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2026년 1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셀가중)가 부여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