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기검사 앞두고 금감원장 만난 보험사 CEO들, 이찬진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긴장

▲ 26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감원장-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의 자율과 혁신을 존중하면서도 소비자보호와 시장 신뢰라는 기본 원칙과 관련해서는 분명하고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감독하겠다.”

26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 주요 보험사 및 생·손보협회장이 모인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금감원장-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앞두고 모인 보험사 대표들은 삼삼오오 모여 안부 인사를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하지만 간담회가 시작되자 긴장감이 맴돌았다. 올해 새로 취임해 이번이 이 원장과 첫 공식 업권 간담회인 천상영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도, 이미 몇 차례 이 원장과 회담을 거친 보험사 대표들도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현장] 정기검사 앞두고 금감원장 만난 보험사 CEO들, 이찬진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긴장

▲ 26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감원장-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천상영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보험업권이 이 원장 체제에서 처음 진행되는 정기검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3월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상반기 교보생명 등 보험사 정기검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금감원은 업권별에 따라 대형 생·손해보험사는 약 3~4년, 중형 생·손해보험사는 약 5년 주기로 정기검사를 실시한다. 

올해 정기검사에 투입되는 검사 인력은 예년 20~25명 수준보다 확대된 30~35명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은 검사국뿐 아니라 상품, 분쟁국 인력 등도 함께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보험업계에서는 기존 점검 범위를 넘어 상품 설계 구조와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금감원 조직개편 뒤 새 조직에서 이뤄지는 첫 번째 검사라는 점도 보험사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을 꼽힌다.
 
[현장] 정기검사 앞두고 금감원장 만난 보험사 CEO들, 이찬진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긴장

▲ 26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감원장-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 원장은 조직개편으로 이원화됐던 보험분쟁 부서와 감독 부서를 통합하고 보험 부문 조직을 통째로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 산하로 이동했다. 일원화한 조직으로 보험업 전반에 걸친 관리감독과 분쟁을 관할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감독과 분쟁 기능을 일원화한 뒤 처음 이뤄지는 검사라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분쟁조정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곧바로 상품 심사와 검사 결과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금감원 정기검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과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해 보험사 대표들은 이 원장의 말을 경청하며 자료를 꼼꼼히 살피고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장] 정기검사 앞두고 금감원장 만난 보험사 CEO들, 이찬진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긴장

▲ 26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감원장-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모두발언을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보험업계는 소비자와 직접 맞닿아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상 금융민원 비중이 높은 업권으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5년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민원은 약 6만3천 건(잠정)으로 전체 금융민원 가운데 49% 수준을 차지한다.

이에 이번 정기검사 범위와 강도는 보험업권뿐 아니라 금융권 전체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원장 체제에서 소비자보호 감독 기조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정기검사 앞두고 금감원장 만난 보험사 CEO들, 이찬진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에 긴장

▲ 26일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감원장-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소비자보호에 날을 세웠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은 소비자보호 중심 혁신로드맵에 따라 감독 패러다임을 사전예방 중심으로 전환했다”며 “상품·분쟁·감독·검사부문 공조로 소비자보호 이행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험상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소비자보호 장치가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등 상품위원회 위원들의 책무기술서에 상품심사 관련 책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등으로 책임성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