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스마트폰 렌탈사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SK텔레콤과 새로운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단말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스마트폰 렌탈시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KT는 24일 스마트폰 렌탈 서비스인 ‘KT 프리미엄 렌탈’을 내놓겠다고 밝히며 SK텔레콤이 ‘T렌탈’로 선점한 시장에 뛰어들었다.
KT는 롯데렌탈과 손잡고 아이폰XS, 아이폰XR 출시에 맞춰 11월2일 아이폰 렌탈 서비스를 출시한다. 올해 6월 스마트폰 렌탈 서비스를 시작한 SK텔레콤보다 5개월가량 늦게 시동을 걸었다.
KT는 오랫동안 스마트폰 렌탈 서비스를 검토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고 있었다. 국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소유하는 것을 선호해 렌탈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사인 SK텔레콤의 렌탈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자 KT도 곧바로 렌탈사업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개통한 고객의 약 25%가 렌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렌탈 서비스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자 SK텔레콤은 대여 스마트폰 대상을 추가하고 서비스 신청 채널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대리점으로 확대했다.
국내에서 스마트폰 렌탈 수요가 예상보다 많은 것은 신규 스마트폰의 가격 상승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7년 이후 국내에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 67개 가운데 34개의 출고가가 100만 원을 넘었다. 게다가 11월2일 국내에 출시되는 아이폰XS맥스의 출고가는 200만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마트폰 구매 부담이 증가하면서 대여로 눈길을 돌리는 소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0~20대 등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낮은 연령층에서는 스마트폰 렌탈이 주요 통신 이용 방식으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SK텔레콤의 T렌탈 이용고객도 10~20대 비중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KT는 우선 12개월 렌탈상품으로 SK텔레콤을 따라잡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이폰 사용자가 다른 휴대폰 사용자에 비해 교체 주기가 짧다는 점도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4개월 약정을 조건으로 스마트폰을 대여해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동통신 약정 기간이 24개월임을 고려한 것이다.
외국에서는 12개월 약정이 지난 뒤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최신 기종으로 바꿔주는 서비스가 있다.
KT도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다양한 종류의 렌탈 서비스를 도입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이폰 이외으 스마트폰도 렌탈 대상에 포함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KT는 SK텔레콤의 기존 렌탈 서비스보다 렌탈료를 낮게 책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후발주자인 만큼 렌탈료를 파격적으로 낮춰 초기에 가입자를 끌어모으겠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대여하는 것이 스마트폰을 구입해 할부금을 내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도록 렌탈료를 책정할 것”이라며 “렌탈료와 할부금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