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18-08-29 16: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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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이 하반기 지방자치단체의 금고은행 선정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28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방자치단체가 금고은행 선정 과정에서 경쟁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가장 부담을 안을 은행으로 꼽힌다.
▲ 이대훈 NH농협은행장.
NH농협은행은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243곳(광역자치단체 17곳, 기초자치단체 226곳) 가운데 165개 지방자치단체의 제1금고를 맡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최근 금고은행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높은 출연금을 받기 위해 경쟁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높은 지방자치단체 금고 점유율은 거꾸로 부담이 됐다.
NH농협은행으로서는 그만큼 지켜야 할 곳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6월에 있었던 서울시 시금고은행 선정이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 선정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씨를 지폈다.
서울시가 6월에 시금고 운영을 단수금고에서 복수금고로 변경하면서 제1금고은행을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바꿨다. 우리은행은 1915년부터 104년 동안 서울시 금고를 독점 운영해 왔다.
서울시 금고 선정과정에서 신한은행은 3천억 원을 출연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 우리은행이 제시한 1400억 원의 2배가 넘는다.
서울시 금고은행의 변경을 두고 은행업계에서는 앞으로 이어질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금고은행 선정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올해 하반기 금고은행을 새로 선정하는 전라북도, 제주도, 세종시 모두 NH농협은행이 현재 제1금고를 맡고 있는 곳인 만큼 NH농협은행은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연간 예산은 전라북도가 6조4천억 원, 제주도가 5조, 세종시는 1조5천 원 정도다. 세종시는 연간 예산 규모는 작지만 정부기관이 밀집돼 있어 금고은행으로 선정되면 정부기관을 상대로 하는 영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이 되면 취급 자금의 규모가 큰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을 다루게 돼 유동성에 도움이 되는데다가 산하기관으로 영업망 확대가 유리하다. 신용도 높은 공무원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NH농협은행은 지방자치단체 금고은행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기존에 구축해 놓은 영업망과 지역 밀착형 지점분포를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이 인천시 시금고은행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영종도, 강화도, 백령도 등 도서지역에 유일하게 지점을 내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NH농협은행은 오랜 기간 지방자치단체의 금고 운영을 맡으며 쌓아온 노하우가 있다”며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안정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금고를 운영해 온 만큼 앞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금고은행 선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