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이통사 사이 5G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2018년부터 5G 국제 표준화 작업이 시작되는 만큼 관련 투자도 적극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최근 5G와 관련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2일 5G 네트워크 자동제어 플랫폼을 공개했고 13일 서울 강남에 5G 시험기지국을 열었다. 5G 핵심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실제 환경에서 5G를 구현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컨퍼런스 콜에서도 5G 상용화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3분기 실적발표 컨펀런스 콜에서 “5G 환경구축을 위한 필드테스트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며 “5G 관련 투자규모를 지금 밝히기는 어렵지만 완벽한 5G 환경구축을 위해 기술적 진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실적발표 컨콜에서 “4G 때와는 달리 5G는 전국망 수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며 ”4G를 5G의 대체제 개념으로 보고 기존 망의 보완 투자 개념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5G의 중요성을 놓고 더욱 적극성을 보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5G에서 SK텔레콤이나 KT 등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KT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고 SK텔레콤도 새로운 5G 기술을 계속해서 공개하는 반면 LG유플러스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통신업계 일각에서
권영수 부회장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5G 투자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권 부회장이 2015년 LG유플러스를 이끌면서부터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던 만큼 5G 투자에도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관계자는 “5G 국제 표준화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5G에 얼마나 투자를 하겠다고 밝힐 수 없었던 것”이라며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2019년 하반기까지 5G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고 기술개발 수준도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6월 5G 국제표준화 1단계가 이뤄지면 구체적 투자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황창규 KT 회장. |
5G 국제표준이 결정되면 5G 네트워크 장비회사들도 5G 통신기기를 제작할 수 있어 이통사들은 이에 따라 5G에 투자할 비용을 추산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1단계 5G 표준화가 결정된 뒤 곧바로 이통3사에 5G 주파수를 분배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권 부회장은 올해 8월 5G를 전담하는 ‘미래서비스사업부’를 직속 조직으로 신설하며 5G부분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는데 연말부터는 LG유플러스의 5G기술 홍보에도 직접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그동안 경쟁사 CEO들에 비해 5G를 자주 언급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5G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LG유플러스가 4G 상용화를 선도했던 것처럼 5G 상용화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최근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5G 투자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3% 늘었다.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2018년까지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그동안 마케팅, 설비투자 비용 등을 줄이며 재무건전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이런 내년부터 이뤄질 5G 투자를 확대하는 데 따른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