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겸직하던 KB국민은행장의 분리를 공식화하면서 KB금융 계열사 CEO들의 연쇄적 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윤 회장이 26일 다음 회장후보로 선정되자마자 은행장을 분리해 선임하기로 결정하면서 새 행장후보들의 윤곽이 조만간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 (왼쪽부터)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
KB금융 관계자는 “행장후보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과 리더십을 쌓은 인물들을 중심에 두고 검토해 선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회장과 비상임이사 외에 사외이사 3명이 참여하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가 계열사 CEO 후보를 선임한다.
KB금융 확대지배구조위원회가 2차 후보군으로 윤 회장을 비롯한 현직 임원 3명만 추천한 점을 감안하면 국민은행장도 지주사와 은행 임원 또는 다른 계열사 CEO 등 내부인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KB금융 계열사 CEO들 가운데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등이 유력한 행장후보로 꼽히고 있다.
양 사장은 윤 회장, 김옥찬 KB금융 사장과 함께 2차 회장후보에 포함됐다. 윤 사장은 윤 회장의 최측근인사로 ‘리틀 윤종규’라 불리고 박 사장도 국민은행 요직을 두루 거쳤다.
세 명 모두 계열사 경영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은 올해 순이익 호조를 보이고 있고 국민카드도 카드업황 악화를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의 주요 계열사 CEO들은 연배가 적절하고 경영능력도 입증돼 은행장 분리 이슈가 나올 때마다 유력후보로 거명돼 왔다”며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신한카드 사장을 거쳐 은행장으로 선임되는 등 다른 금융지주에서도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계열사 CEO가 국민은행장으로 임명되면 국민카드를 시작으로 연쇄적인 인사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위 행장이 선임됐을 때도 신한카드 외에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신용정보 사장이 바뀌었다.
윤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계열사 CEO 상당수의 1년 연임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윤 회장이 ‘2기 경영’을 준비하면서 계열사 CEO의 인사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말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CEO만 해도 양종희 윤웅원 박지우 사장을 비롯해 윤경은 전병조 KB증권 사장, 신용길 KB생명 사장, 김영만 KB저축은행 대표, 정순일 KB부동산신탁 사장, 박충선 KB인베스트먼트 사장 등 9명에 이른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은 회장이 바뀔 경우 계열사 CEO도 전반적으로 교체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윤 회장이 연임했지만 계열사의 운영실적이나 비은행자회사의 강화계획 등에 따라 CEO가 바뀔 가능성도 만만찮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