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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성 커리어케어 인재평가센터장. |
“뭐 좀 새로운 것 없습니까?”
한 기업 채용담당자에게 받은 질문이다. 채용면접에서 지원자의 실질적인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할 수 있기 바랬다. 이를 위해 그동안 사용해 본 방법들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었다. 발표과제나 집단토론과제들도 사용해 본 터였다.
진짜 고민은 지원자들이 이 두 유형들의 과제를 사용한 평가방법에 점점 익숙해지다 보니 해가 갈수록 변별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고객사의 이런 사정을 고려하여 나는 인바스켓(in-basket)과제를 통한 평가방법을 제안했다.
채용담당자가 그동안 안고있던 고민을 덜어 줄 수 있었다. 물론 이 기업은 지금도 인바스켓 과제를 사용하는 평가방법에 만족하면서 잘 사용하고 있다.
몇년 전부터 채용시장 분위기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공∙사기업의 구분없이 ‘스펙초월 채용’을 전면에 내세우며 선발하려는 인재의 조건으로 ‘직무수행능력’을 공통적으로 최우선순위에 꼽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채용담당자의 고민은 시작된다.
그들의 고민은 대략 이런 것들이다. “신입사원을 선발하는데 직무수행능력 검증이라니..” “직무수행능력 평가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면 어떻게 평가할 수 있단 말인가?” 등등.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그동안 대다수의 기업들이 소위 ‘채용면접평가 3종세트’를 주로 사용했다. 대면면접, 발표과제 면접, 집단토론과제 면접 말이다.
그러나 이런 추세도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 과제를 통한 면접평가방식을 도입한 많은 기업들이 사용하는 과제가 발표면접과 토론면접으로 수렴되다 보니 대다수의 지원자들이 이에 대비한 사전학습을 하게 됐다. 그 결과 더 이상 변별력을 갖춘 평가과제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런 시점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평가과제가 인바스켓 과제다.
사실 인바스켓 과제는 예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과제는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러한 평가과제를 활용하여 지원자의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해 왔다.
다만 평가대상이 경력직 지원자이거나 승진대상 후보자그룹에서 실제 승진대상자를 선별하는 용도로 활용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그런데 이런 방식의 과제가 채용시장의 화두인 ‘직무수행능력’평가에 활용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채용면접에서 쓰는 인바스켓 과제는 기본적으로 지원자가 채용기관 또는 회사의 지원부문의 신입사원이라는 설정을 전제로 하여 구성한다. 한 세트의 구성은 통상 적게는 세 개 많게는 다섯 개의 과제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통상 신입사원 수준에서 수행할 수 있는 정도의 과제를 제시하게 된다.
지원자는 한정된 과제수행시간 동안 과제상황 속에서 본인이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과 허용된 시간 등을 파악해 각각의 현안문제에 대한 최선의 문제해결 행동 또는 과정별 처리절차가 드러나도록 답안을 작성한다.
답안을 작성에 제출하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평가과제의 특징은 단순히 답안 작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계속해서 평가실로 이동해 본인이 작성한 답안을 두고 질의응답으로 구술평가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의 과제상황이해, 정보해석력, 수행업무이해, 업무처리수준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인바스켓을 방식을 사용하면 문서작성, 의사전달, 문제해결, 수리능력, 정보이해, 기획능력 등 개인능력 측정에 관한 한 거의 모든 요소를 평가할 수 있다. 이것이 이 평가과제가 지니는 막강한 장점이다.
이 평가과제를 처음 접하는 분들 가운데는 이런 의문을 품는 분도 있을 것이다. “신입사원 채용에 응시한 지원자들에게 우리회사 내부의 일을 처리하라고 하는 것은 지원자들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닐까?” “지원자들이 우리 회사의 평가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갖지는 않을까?”
그러나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평가현장에서 인바스켓 과제를 경험한 지원자들의 소감은 한결같았다. “실제 이 회사에서 수행하는 업무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과제를 통해 입사 후 저에게 맡겨질 일들이 어떤 것들인지 알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대면면접과 함께 활용할 직무수행능력 평가용 과제를 고민하는 채용담당자라면 인바스켓 방식을 꼭 한번 도입해 보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 [김용성 커리어케어 (www.careercare.co.kr) 인재평가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