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법원의 기각사유를 면밀히 살펴보며 정씨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불구속기소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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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라씨. |
법원은 3일 정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영장이 청구된 범죄사실에 따른 정씨의 가담경위와 그 정도, 기본적 증거자료들이 수집된 점에 비춰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그리고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범죄를 주도한 것은 최순실씨고 정씨의 범죄 가담정도는 구속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로 분석된다. 또 범죄를 뒷받침하는 증거도 충분히 수집돼 구속의 필요성도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 구속영장에 적시했던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외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외국환 거래법 위반, 뇌물수수 등 새로운 혐의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올해 1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의 혐의를 추가해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정씨의 구속영장 발부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변호사는 “새로운 혐의를 추가해 조사하더라도 어머니 최씨는 본인이 했다고 말할 것이고 딸 정씨는 몰랐다거나 시키는 대로 했다고 하면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재청구했다가 또다시 기각되면 무리한 청구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씨를 불구속기소하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SNS에 “특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면 틀림없이 발부될 것이라 했지만 다시 기각된바 있다”며 “이제라도 전체와 세부를 함께 복기하고 법원의 공판 초점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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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 |
구속영장 발부를 바라보는 검찰과 법원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구속영장에만 신경을 쓰기보다 재판에서 정씨의 방어논리를 깨는데 주력해야한다는 것이다.
정씨 측도 검찰에 맞서 대응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정씨의 구속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씨는 어린 아들의 양육과 구속수감된 최씨의 옥바라지, 본인의 형사사건 방어를 이유로 구속수사는 지나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안에 정씨를 재소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