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건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세지고 있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올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의 가치를 앞세워 8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1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올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의 가치를 입증하며 8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1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날 목동13단지 재건축사업의 2차 현장설명회가 열렸는데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석하면서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목동13단지 재건축은 서울 양천구 신정동 327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9층, 3852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지난 7일 열린 1차 입찰에서는 삼성물산만 응찰하면서 유찰됐다. 입찰 참여의 요건이 되는 2차 현장설명회에도 삼성물산만 단독으로 참여해 수의계약 협상을 앞두게 됐다.

오는 19일에는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입찰한 성수3지구의 시공사 선정 총회도 예정돼 있다. 목동13단지와 성수3지구의 공사비를 합치면 4조 원을 넘어선다.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현재까지 5조5095억 원을 수주해 현대건설과 GS건설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두 사업지를 모두 확보하면 올해 도시정비 수주액은 단숨에 10조 원에 육박하게 된다.

연말에는 2조 원 규모의 여의도 시범아파트 수주까지 노리고 있다.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연간 도시정비 수주액 12조 원을 목표로 내세운 현대건설을 제치고 삼성물산이 1위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도시정비 수주액 5조5477억 원으로 2위에 위치한 GS건설도 1조8천억 원 규모의 목동12단지 재건축 사업에 단독으로 응찰하는 등 연간 도시정비 수주 10조 원대 달성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도시정비 시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요구가 최근 커지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GS건설 모두 모두 단일 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5년 만에 래미안 브랜드 리뉴얼에 나서며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GS건설도 2024년 말 자이 브랜드 재단장 이후 도시정비 수주액이 같은 해 3조1098억 원에서 2025년 6조3461억 원으로 늘어나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이에 맞서 현대건설은 상징성이 높은 핵심 사업지에 역량을 집중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앞세우는 이한우 대표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도시정비 성과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브랜드를 바탕으로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와 신반포2차, 한남3구역 등 서울 한강벨트 내 핵심 사업지들을 수주해 왔다.

▲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브랜드를 바탕으로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와 신반포2차, 한남3구역 등 서울 한강벨트 내 핵심 사업지들을 수주해 왔다. 사진은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의 모습. <현대건설>


올해도 압구정3구역(5조5610억 원)과 5구역(1조4960억 원) 등을 포함해 8조3605억 원의 수주를 올린 가운데 목동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의 가치가 부각될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은 목동에서 다른 대형 건설사들보다 한발 앞서 올해 3월 10단지 인근에, 5월에는 7단지 인근에 각각 ‘디에이치 라운지’를 열고 홍보 활동을 펼쳤다.

현대건설은 목동10단지에 두 차례 단독으로 응찰했는데 단지명으로도 ‘디에이치 목동 에세르’를 제안하며 사업지 확보를 앞두고 있다.

이한우 대표는 이 밖에 1조9천억 원 규모의 용산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등의 수주에도 힘을 쏟으며 연간 목표인 도시정비 수주액 12조 원 달성과 함께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 성과를 증명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로서는 아직 목동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업지인 7단지와 14단지에서 대형 건설사 사이에 경쟁입찰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연간 도시정비 수주 1위를 안심하기는 이르다. 특히 7단지에는 삼성물산뿐 아니라 GS건설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현대건설은 수주 경쟁 과정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이원화 전략을 둘러싼 내부 사업성 기준과 조합의 요구 사이에 간극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서울 송파구 마천5구역 재개발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마천4구역에 이어 5구역도 디에이치를 적용해 줄 것을 놓고 현대건설과 조합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면서 시공사 입찰이 거듭 유찰되기도 했다.

결국 현대건설은 최근 마천5구역에 디에이치를 적용해 입찰하기로 결정했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설계와 마감 등에서 차별화가 필요해 공사비가 더 들어간다. 건설사로서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놓고 조합과 갈등이 벌어질 소지가 많다.

현대건설 관계자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앞으로 ‘디에이치 브랜드 위원회’의 엄격한 심의와 함께 힐스테이트 브랜드 고도화도 함께 추진하며 조합과의 갈등을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