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 상승에 완충장치 역할을 하던 여러 요소들이 힘을 잃으면서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월11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주유소 전광판에 경유(디젤)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시 본격화되면서 물가 상승을 압박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14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지 오일프라이스닷컴은 “그동안 국제유가 상승을 억제했던 완충장치가 대부분 힘을 잃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모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해 7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다시 활발해지고 양측의 합의 가능성도 낮아지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짙어진 영향을 받았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미국과 이란 전쟁이 이어진 지난 6개월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미국과 세계 경제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 각국이 중동발 원유 공급 부족을 상쇄하려 전략비축유를 방출했고 석유 최대 수입국인 중국도 구매를 줄이고 정제유 수출을 제한하는 등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미국의 전략비축유 재고가 1980년대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중국도 원유 수입을 점차 늘리며 이러한 완충장치가 힘을 잃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에서 물류 운송에 핵심이 되는 경유(디젤) 평균가는 최근 갤런당 5.8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현재는 6달러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원유와 연료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박을 더하면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유가 급등이 산업 활동 위축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 결국 소비도 줄어들며 경제에 타격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현재 미국에 경기침체가 임박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유가와 연료 가격이 추가로 상승하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골드만삭스의 분석을 근거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이 12개월 안에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을 아직 15% 정도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 상승에 완충 역할을 하던 여러 요소가 사라져 고유가가 장기화되거나 가격이 더 높아지면 경제 성장과 소비에 모두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에너지 시장 조사기관 가스버디도 “디젤 가격 인상은 물류 운송에 영향을 미쳐 공급망 전반에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며 “계절적 상승 효과까지 고려하면 연말에 미국 소비자들이 큰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결국 유가가 지금보다 상승하면 소비자의 실질소득 감소와 물가 상승, 금리 인상이 동시에 현실화되며 경제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