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드사들이 상반기 순이익 개선세를 하반기로 이어가기 만만찮은 상황에 놓였다.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기조에 따라 중금리 대출을 늘려야 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다.
 
카드업계 하반기 수익성 개선 '빨간불', 중금리 대출 확대 엎친데 기준금리 인상 덮쳤다

▲ 하반기 카드사들의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카드사들은 정교한 리스크관리와 자금 조달처 다각화 등을 통해 하반기 수익성 방어와 건전성 관리에 힘을 실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카드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 주요 카드사는 하반기 비우호적 경영환경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0.25%포인트를 높인 데 이어 연속 인상을 선택한 것이다.

카드사들은 수신기능이 없어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이에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 금리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달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조달비용에 영향을 준다”며 “돈을 외부에서 빌려오는 카드사 입장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물량이 상반기보다 크게 늘어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7월 보고서에서 “2026년 하반기에 만기도래채권이 집중돼 있다”며 “신규 발행금리와 만기금리의 차이가 카드사 조달비용률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6년 하반기 만기도래채권 규모는 21조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만기도래채권 물량 12조5천억 원의 두 배 수준이다.

하반기 만기도래채권 평균금리는 약 3.6%인 반면 신규 발행채권 금리는 4%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6일 기준 여전채 3년물(AA, 무보증, 평가사 5사 평균) 금리는 4.440%다.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신규 채권으로 차환하면 카드사의 조달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상은 카드사의 수익성뿐 아니라 자산건전성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 대출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연체율이 오르면 카드사는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조달비용 상승에 이어 충당금 부담까지 커지는 것이다.

카드사들이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기조에 따라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 과제를 안고 있는 점도 하반기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더하는 이유로 꼽힌다.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인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신용대출 상품을 말한다. 올해 하반기 카드사의 민간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은 연 12.26%로 설정됐다.

중금리대출은 상품 특성상 연체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금리 상한을 두고 있는 만큼 조달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남길 수 있는 이익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카드업계 하반기 수익성 개선 '빨간불', 중금리 대출 확대 엎친데 기준금리 인상 덮쳤다

▲ 금융당국은 인센티브를 부여해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금융당국은 올해 민간 중금리대출을 28조3천억 원 이상 공급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중금리대출 공급 활성화를 위해 2금융권의 8월 중금리대출 증가분부터는 전액을 금융기관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인센티브도 꺼내들었다.

다만 카드사들은 하반기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수익성 방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외채권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으로 자금 조달처를 다각화하면서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지속 모니터링 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처 다각화 움직임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 신한카드는 국내 비은행금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변동금리부채권(FRN) 구조 포모사본드를,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위안화 표시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포모사본드는 대만자본시장에서 외국 금융회사나 기관이 현지 통화(대만 달러)가 아닌 다른 국가의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카드사들은 2025년 실적 부진을 겪은 뒤 올해 들어 순이익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전업카드사 8곳의 2026년 상반기 합산 순이익은 1조2934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5년 상반기보다 5.6% 늘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