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개인투자용 국채가 장기 투자상품으로서 매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월부터 퇴직연금 계좌에서 개인투자용 국채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다.

그동안 개인투자용 국채는 10년·20년이라는 긴 만기가 부담으로 꼽혔다.

9월부터 퇴직연금계좌서 국채 투자 길 열린다, 복리에 세제혜택으로 장기투자자 '유혹'

▲  9월부터 퇴직연금 계좌에서 개인투자용 국채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예탁결제원 개인투자용 국채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노후자금을 장기간 운용하는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이런 단점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데다 세액공제와 과세이연 등 퇴직연금의 세제 혜택까지 함께 누릴 수 있어 장기 투자처로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퇴직연금형 개인투자용 국채 도입에 맞춰 9월 10년물과 20년물 발행 규모를 8월보다 크게 늘리며 개인 수요 확대에 대비하고 있다.

27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9월9일부터 15일까지 퇴직연금 확정기여(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통해 개인투자용 국채 10년물과 20년물의 첫 청약을 받는다.

9월 청약에는 신한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 은행 3곳과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증권사 5곳이 참여한다. 8월까지는 미래에셋증권의 개인투자용 국채 전용계좌를 통해서만 청약할 수 있었다.

개인투자용 국채의 장기 투자 특성과 퇴직연금의 운용 구조가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정부가 개인의 안정적 자산 형성과 국채 수요 기반 확대를 위해 2024년 6월 도입한 저축성 국채로 매월 3년물, 5년물, 10년물, 20년물이 발행되고 있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표면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금리를 기준으로 연복리 효과를 받을 수 있다.

8월 발행 기준 10년물과 20년물의 표면금리는 각각 4.255%와 4.755%, 가산금리는 각각 0.5%와 0.4%다. 만기를 채운다면 10년물은 연 4.755%, 20년물은 연 4.93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1천만 원을 투자해 만기까지 보유한다고 가정하면 세금 제외 10년물 원금은 1600만 원, 20년물 원금은 2600만 원 이상으로 불어난다.

매입 뒤 1년이 지나면 중도환매를 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가산금리와 복리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10년물과 20년물은 단기물보다 투자 부담이 컸다.

반면 퇴직연금은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 장기간 운용하는 자금인 만큼 만기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퇴직연금 계좌의 세제 혜택은 개인투자용 국채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개인이 DC형·IRP 계좌 등에 추가로 납입한 금액은 연금저축 납입액과 합쳐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최대 16.5%)를 받을 수 있다.

계좌 안에서 개인투자용 국채를 운용해 발생한 이자수익에도 즉시 세금을 부과하지 않고 실제 인출 시점까지 과세를 미루는 과세이연 효과가 적용된다.

만 55세 이후 일정 요건을 갖춰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운용수익 등에 3.3~5.5%의 연금소득세가 적용된다. 퇴직연금이 아닌 일반 개인투자용 국채 전용계좌에서 투자한다면 지방소득세 포함 15.4%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한다.

개인투자용 국채의 장기 복리 효과에 퇴직연금의 세액공제와 과세이연 효과까지 더해지는 셈이다.

안전자산 투자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이다.

퇴직연금은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70%로 제한돼 있어 일정 부분을 예금이나 채권형 상품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 여기에 장기 국채라는 선택지가 추가된다.


특히 개인투자용 국채는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라는 점에서 안정성을 중시하는 퇴직연금 자금의 성격과도 맞다.

최근 주춤했던 개인투자용 국채 장기물 수요가 다시 살아날지도 관심사다.

9월부터 퇴직연금계좌서 국채 투자 길 열린다, 복리에 세제혜택으로 장기투자자 '유혹'

▲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이 27일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형 개인투자용 국채 제도 시행 및 시스템 오픈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0년물과 20년물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발행한도를 모두 채웠지만 6월부터 3개월 연속 청약액이 발행한도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10년물은 발행한도가 5월 1100억 원에서 6월 1000억 원, 7월 700억 원, 8월 500억 원으로 줄었는데도 한도를 채우지 못했다. 20년물 역시 수요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정부는 퇴직연금계좌를 통한 개인투자용 국채 첫 청약을 앞두고 9월 장기물 발행 규모(3년물 50억 원, 5년물 500억 원, 10년물 1100억 원, 20년물 650억 원)를 크게 늘렸다. 

8월과 비교해 10년물 발행한도는 500억 원에서 11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20년물도 200억 원에서 650억 원으로 세 배 이상 확대됐다. 반면 3년물 발행한도는 10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5년물은 7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줄었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새로운 투자 수요 유입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퇴직연금형 개인투자용 국채 제도 시행 및 시스템 오픈 행사’에서 “국민의 퇴직연금 운용 선택권이 확대되고 국민의 노후 자산 안정성과 수익성 제고가 가능해지는 한편 국채 수요의 저변 확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