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력이 풍부한 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10% 낮추는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포항·광양의 철강업체와 울산·여수·대산의 석유화학업체 등 제조기업들이 대규모 원가 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계 전체가 덜게 되는 전기요금 부담은 연간 약 2조8천억 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최근 전기료 급등과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한 철강·석유화학업계에 사실상 대규모 고정비 지원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요금제'로 산업용 전기료 연 2.8조 인하, 포스코·현대제철·여수석화 원가 경쟁력 커진다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정부 움직임을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차등 적용하는 지역요금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전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공청회를 열고 전국을 수도권 남부·수도권 북부·중부권·남부권 등 4개 광역권으로 나눠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설계안을 공개했다. 다만 이 설계안은 확정안은 아니다.  

기후부와 한전의 이번 설계안을 보면, 원전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밀집한 경상·전라 등 남부권은 1kWh당 13~18원, 강원·충청 등 중부권은 10~15원, 인천·경기 북부 등 수도권 북부는 6~10원가량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아진다. 전력수요가 집중된 서울·경기 남부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거나 1원 안팎만 조정한다. 

지역요금제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는 철강 쪽이 꼽힌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가 모두 최대 18원 인하가 가능한 남부권에 있다. 현대제철도 포항·순천공장은 남부권, 당진제철소는 중부권, 인천공장은 수도권 북부에 있어 주요 생산거점이 모두 할인 대상에 들어간다. 

박성봉 하나증권 애널리스트와 김승규 하나증권 RA는 18일 ‘철강 산업 정책적 지원 확대 전망’ 보고서에서 “이번 전기요금 차등안이 실제 적용될 경우 철강사에게 상당한 수혜가 예상된다”며 “2025년의 전력사용량이 동일하게 유지된다고 가정하여 지역별 할인폭을 적용해 비용 절감 효과를 추정해보면 현대제철의 경우 2025년 약 97억 킬로와트(kWh)의 전력을 사용했는데 이를 공장별 전기로 생산능력에 따라 배분하면 연간 최대 1450억 원의 전기료 절감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이들은 이어 “포스코 철강 사업부문도 2025년 전력사용량 27억 킬로와트를 기준으로 추정하면 최대 1752억 원의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지역요금제'로 산업용 전기료 연 2.8조 인하, 포스코·현대제철·여수석화 원가 경쟁력 커진다

▲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전력공사 남서울본부에서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울산·여수·대산 석유화학단지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울산과 여수는 할인 폭이 가장 큰 남부권, 충남 대산은 중부권에 포함된다. 세 지역 석유화학단지가 부담하는 연간 전기요금이 5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지역별 할인율을 적용하면 업계 전체적으로 상당한 규모의 고정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강원·충북에 생산시설이 집중된 시멘트업계와 울산·거제·영암의 조선업계, 포항·울산·구미의 배터리·전자업체까지 수혜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도 중부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도 낮은 전기요금을 앞세워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차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11개 세부 지역과 할인 폭을 확정하고 관련 고시 및 한전 기본공급약관을 개정해 연내 제도를 시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권석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