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발전엔진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이 급증하는 육상 발전엔진 수요에 대응해 생산설비 증설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부문의 1분기 기준 공장 가동률이 107.5%를 기록하는 등 선박용 엔진 생산만으로도 이미 공장을 풀 가동하고 있는데,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오늘Who] HD현대중공업 발전엔진 공장가동률 108%, 이상균 데이터센터용 수주 확대 위해 증설 검토

▲ AI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을 신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는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수요 확대에 대응해 공장 증설에 나설지 주목된다. < HD현대중공업 >


30일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계속되는 수주 문의에 대응하기 위해 AI 데이터센터 육상발전엔진 전용 설비 증설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부문은 △선박 추진용 2행정 대형엔진(라이선스 생산) △선박 발전용 4행정 중속엔진 △육상 발전용 4행정 중속엔진을 생산한다. AI 데이터센터용 전력원인 육상 발전용 4행정 중속엔진의 생산능력은 약 3GW 수준이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과 전남 목포에서 엔진을 생산하고 있는데, 선박용과 육상용이 혼재된 현재 생산체계를 ‘분업화’하고 엔진용 기자재 공급망 확충에 단계적으로 투자한다는 방향을 잡고 현재 투자액, 증설규모, 가동시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조선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울산조선소 유휴부지 3500㎡에 발전엔진 생산공장 증설을 결정했는데, 육상 발전엔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28년부터 북미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인도할 예정인 육상발전용 중속엔진 제작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간을 미리 늘린 것”이라며 “향후 추가 부지를 매입해 2차 증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모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선박엔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024년 8월 HD현대마린엔진(구 STX중공업)을 인수했지만, 현재 AI 데이터센터용 육상발전 엔진 생산 기술은 현재 HD현대중공업만 보유하고 있어 자체 증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육상 발전엔진 분야의 세계 1위 기업인 핀란드의 바르질라는 지난 2월 연간 실적설명회에서 발전엔진 생산능력을 2028년까지 2025년 대비 35% 늘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올해 5월에도 30% 규모의 추가 증설 계획을 밝히는 등 발전엔진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4행정 육상 발전엔진은 현재 주문이 밀려 있는 가스터빈 발전,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은 소형모듈원전(SMR) 등보다 신속하게 발전설비를 가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경쟁사보다 더 빠른 납기를 제시하는 게 데이터센터용 발전엔진 수주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이 지난 4월23일 에페리온에너지그룹(AEG)와 6271억 원 규모의 미국 데이터센터용 엔진 발전기 33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늘Who] HD현대중공업 발전엔진 공장가동률 108%, 이상균 데이터센터용 수주 확대 위해 증설 검토

▲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발전엔진 '힘쎈'. < HD현대중공업 >

올해 상반기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수주실적은 24억4900만 달러로 연간 목표의 91.6%를 이미 달성했다. 2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78억1800만 달러로 향후 약 3년치(2025년 매출 기준)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엔진기계 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9522억 원, 영업이익 2364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기저효과로 약 7.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8.5%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의 AI 데이터센터용 육상 발전엔진 시장 진출은 HD현대일렉트릭(발전기), HD현대마린솔루션(엔진 유지·보수), HD건설기계(친환경 연료 엔진) 등 계열사 전반으로도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그룹 차원의 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부문은 선박용 이중연료 추진엔진의 높은 수익성에 육상발전용 힘센엔진 매출이 더해지는 구조”라며 “데이터센터용 엔진이 본격 반영되는 2028년부터 실적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