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과 MS, 메타 등 미국 빅테크가 2026년 하반기에 AI 투자를 더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가 메모리 수요 급증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 400조 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 제미나이>
구글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빅테크들이 올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더 늘리기로 하면서,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 부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뿐 아니라 적자를 보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도 수주를 본격 확대하고 있어, 하반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가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89조4924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영업이익 84조6241억 원)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 실적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만 약 89조2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 가운데 메모리에서만 약 93조 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60조5426억 원을 50% 이상 웃도는 것이다.
메모리 업황 전망은 더 밝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현재 고객들로부터 접수된 수요를 고려하면 올해 공급 부족에 따른 미충족 수요가 2027년으로 이연될 수 있다"며 "특히 2027년에는 공급 부족이 올해보다 더욱 심화되고, 2028년에도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빅테크도 AI 인프라 투자를 지속 확대할 것을 예고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 3분기 설비투자(CAPEX)에 500억 달러 이상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설비투자 금액인 410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메타도 2026년 최소 설비투자 예상치를 125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로 50억 달러 상향 조정했다. 지난 22일에는 알파벳(구글)이 올해 설비투자(CAPEX)를 기존 1800억~1900억 달러에서 1950억~2050억 달러로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램과 낸드 모두 고객사들의 추가 공급 요청이 이어지고, 시장 가격 상승도 지속되는 상황에서 거의 모든 고객이 다년 공급 계약을 요청하고 있다"며 "주어진 생산능력 내에서 고객들의 요청에 모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이 더 크게 증가하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400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026년 3분기,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각각 113조6235억 원, 124조2132억 원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45조6252억 원을 합치면 전체 영업이익은 383조 원에 이른다.
▲ 삼성전자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HBM4E(7세대) 전시용 샘플. <연합뉴스>
HBM은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올린 형태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로, HBM4의 판매단가는 전세대인 HBM3E(5세대) 대비 30% 이상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 HBM4 판매량이 2분기 대비 3배 이상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또 하반기에는 HBM4 매출이 전체 HBM 매출의 약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3분기 엔비디아 인공지능(AI) 가속기 '루빈'용 HBM4 공급에 힘입어 2분기보다 22.7% 증가한 110조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며 "HBM4 수요 증가로 인해 다른 D램 제품 가격까지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리 사업부도 하반기에는 흑자 전환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사업부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약 2조 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4나노 공정으로 HBM4에 들어가는 베이스다이(로직다이)를 만들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을 본격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8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 최대 수준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2나노 수주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자체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을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 말부터는 2나노 2세대 공정으로 엑시노스2700 양산을 시작한다.
글로벌 고객사들과 2나노 반도체 생산도 협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브로드컴과 메모리,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턴키(일괄 공급) 솔루션을 제공하는 내용의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력 규모는 향후 5년 동안 2천억 달러(약 290조 원)에 이른다.
브로드컴 외에 오픈AI, 앤트로픽 등 생성형 AI 기업의 자체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흑자 전환 시기와 관련해 정확한 시점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가까운 시일 내 가능할 것"이라며 "전년 대비 큰 폭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