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크래프톤의 주력 지식재산권(IP) '펍지: 배틀그라운드'가 올해로 서비스 9주년을 맞았다. 9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배틀그라운드는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배틀그라운드를 이을 차기 흥행작이 좀처럼 나오지 않으면서, 회사의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창한 대표가 제시한 ‘2029년 매출 7조 원’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새 흥행 게임 발굴이 필수이지만, 최근 출시작들이 잇따라 시장 안착에 실패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배틀그라운 9주년' 맞은 크래프톤 차기 흥행작 발굴 '고전', 김창한 '매출 7조' 목표 달성 안갯속

▲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펍지: 배틀그라운드'가 올해로 서비스 9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펍지: 배틀그라운드' 포스터. <크래프톤>


30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3월 스팀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이후 9년차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높은 이용자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진행된 대규모 업데이트 효과로 PC 버전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지난 21일 기준 133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3월에 이어 다시 130만 명을 넘기며 최근 제기됐던 트래픽 감소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다.

앞서 배틀그라운드 PC 버전의 월 평균 트래픽은 지난해 1분기 75만 명에서 4분기 64만 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최근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출시 9년차 게임이 이 같은 수준의 이용자 지표를 유지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PC 버전 펍지는 여전히 80만 명대 최고 동접자 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모바일 ‘화평정영’ 역시 춘절 이벤트와 협업 효과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어 모든 플랫폼에서 펍지 IP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신작 성과는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3인칭 택티컬 슈팅 게임 ‘펍지: 블라인드 스팟’은 얼리액세스 단계에서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출시 초기 3천 명 수준이던 최고 동시접속자 수는 최근 200명 안팎으로 급감하며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

크래프톤 측은 “현 시점에서 의미 있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얼리액세스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활용해 IP를 확장하려는 시도였지만, 생소한 장르와 게임성에 대한 이용자 반응이 엇갈리며 결국 시장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전 신작들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펍지: 뉴스테이트’, ‘문브레이커’,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역시 성과가 낮았다. 지난해 출시돼 일주일 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넘기며 차기 기대작으로 꼽혔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 역시 초기 기대감이 다소 꺾인 상태다.

올해 ‘서브노티카2’, ‘팰월드 모바일’ 등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지만, 그간 신작 흥행 성과를 감안하면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틀그라운 9주년' 맞은 크래프톤 차기 흥행작 발굴 '고전', 김창한 '매출 7조' 목표 달성 안갯속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2024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2029년까지 매출 7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크래프톤>


이 같은 신작 부진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창한 대표는 2024년 4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5년 내 매출 7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매출 3조3266억 원의 두 배를 넘는 공격적 목표다. 내부적으로는 펍지 IP 확장을 통해 4조 원, 신규 IP와 퍼블리싱으로 3조 원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오진호 크래프톤 최고 글로벌 퍼블리싱 책임자(CGPO)는 “중장기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신규 IP 성장이 필수적”이라며 “퍼블리싱 조직을 중심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신작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신규 IP 발굴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19개까지 늘렸으며, 향후 2년 간 최소 12종 이상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가 여전히 견조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지만 단일 게임 의존 구조는 시장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확대된 개발 조직과 투자 전략이 실제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