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사이에 두고 교보생명(오른쪽)과 현대해상(왼쪽) 모두 ‘BTS’ 관련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함께 신호를 기다리던 누군가가 “‘방탄소년단 공연’을 앞두고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하자 바로 수긍한다.
그만큼 BTS는 세대와 국적을 가리지 않는 인지도를 보여준다.
서울 광화문 사거리. 교보생명과 현대해상은 광화문광장을 사이에 두고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 보험사다.
보수적 이미지가 강한 보험사들이 자리한 이 공간이 최근 색다른 활기를 띤다. 21일 광화문 앞에서 방탄소년단(BTS) 쇼케이스 공연이 진행돼서다.
19일 교보생명과 현대해상 사옥에는 BTS 관련 대형 래핑과 현수막이 걸렸다.
전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종로 한복판에서 이뤄진 BTS와 보험사의 만남은 다소 이질적으로 보여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끈다.
교보생명은 BTS 소속사 빅히트 뮤직과 협업해 본사 사옥 외벽에 초대형 래핑을 진행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광화문글판과 방탄소년단의 만남은 희망과 격려라는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는 두 문화 아이콘의 결합”이라고 설명했다.
▲ 19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BTS 관련 서적 매대가 따로 마련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교보생명 건물 건너편에 있는 현대해상 본사도 사옥 전면에 BTS 노래 가사와 보험업 본질인 ‘신뢰와 안전’ 의미를 결합한 캠페인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걸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현대해상이 지향하는 ‘마음’의 가치가 광화문을 찾는 모든 분께 전달되어 안전한 축제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보험사들이 BTS 공연에 맞춰 움직인 배경에는 빠르게 바뀌는 보험업 환경이 있다.
현재 보험업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모두 인구구조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보험시장 성장성이 둔화하면서 기존 고객과 영업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구조 변화로 청년층 비율이 줄고 고령층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보험 수요 감소와 전체 보험시장 규모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보험 가입 경험이 적고 건강한 비중이 높아 손해율이 낮을 MZ세대를 새로운 핵심 고객층으로 끌어들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화문 사거리 터줏대감’들의 잇따른 동참은 BTS라는 글로벌 아티스트를 활용해 젊은 고객과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 19일 광화문광장 근처 옥외광고판은 모두 BTS 멤버들의 사진과 영상으로 가득찼다. 사진은 BTS 멤버 '슈가' 영상이 현대해상 건물 옆 화면에서 송출되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이런 상황에서 MZ세대 고객 확보는 중요한 전략적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TS 공연은 현장 관람뿐 아니라 넷플릭스 생중계 등을 통해 대규모 노출이 이뤄진다. 그동안 보험 광고에 노출이 적었던 젊은 층에게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각인시킬 기회라고 볼 수 있다.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에서 ‘안전’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은 보험업 본질과도 맞닿아 있다.
많은 사람이 모인 현장에서 안전하게 행사가 진행되면 각 보험사가 내건 메시지와 함께 생활 전반을 보장한다는 보험업 성격을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풀이된다.
▲ 19일 광화문 광장은 BTS와 관련된 래핑, 현수막, 옥외광고 등으로 가득했다. 오가는 사람들은 나이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사진과 영상을 남기기 바빴다. <비즈니스포스트>
BTS 해외 팬이 많고 이번 공연이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중계된다는 점에서 해외 인지도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 공연에 동참하고 유동 인구가 많은 자리에 현수막을 건 것만으로도 브랜딩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고객 저변 넓히기가 중요한 상황에서 사옥 위치를 잘 활용한 전략적 마케팅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