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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스노든' 스틸이미지. |
‘감동적이거나 충격적이거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개봉이 잇따르고 있다. 이야기 자체의 울림이 큰 신작 3편을 꼽아본다.
9일 개봉한 ‘스노든’은 제목 그대로 에드워드 스노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29살 IT천재로 정보국에서 일했던 스노든은 2013년 CIA 등 정보당국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불법자료를 수집한 사실을 폭로해 미국은 물론 전세계에 충격을 던졌다.
그는 가디언지를 통해 미국 내 통화감찰기록 등 다양한 기밀문서를 공개한 뒤 반역자로 낙인찍혀 망명을 다니는 신세가 됐고 그의 망명을 둘러싼 각국의 외교적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영국 런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노든의 실화는 그 자체만으로 미국사회의 다양한 정치사회적 문제를 제기한다. 국가와 권력이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인지, 그가 배신자인지 진정한 애국적 영웅인지를 놓고 논쟁도 여전하다.
‘JFK’ ‘플래툰’ 등 실화소재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노장 올리버 스톤 감독의 신작이다. 헐리우드 로맨틱 가이로 국내에도 팬층이 두터운 조셉 고든 래빗이 스노든 역을 맡아 연기 변신에 도전했다.
스노든은 웃음기를 제거하고 진지한 주제와 마주하게 하는 영화다. 스톤 감독은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에서 스노든의 7년 간 여정에 서스펜스적 요소를 담아 영화적 재미를 극대화하려고 했는데 관객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박근혜 게이트로 관련 재판이나 수사, 청문회 등에 숱한 인물들이 증인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스노든의 실화를 우리 현실과 비춰보면 더욱 의미있고 흥미롭게 다가올 수도 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노든은 개봉 이틀째인 이날 다양성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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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라이언' 포스터. |
‘라이언’도 상영작 가운데 관객들의 꾸준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스노든이 충격적이라면 라이언은 감동적인 실화소재 영화다. 다섯 살 인도 소년이 호주로 입양됐다 20대 성인이 되어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다뤘다.
인도판 오디세우스의 귀환인 셈인데 그 과정이 예사롭지 않다. 위성지도 '구글 어스'를 이용해 기억 속에 남은 인도의 고향 마을 어딘가를 찾아 떠난다는 설정도 기발하지만 그 과정에서 과거의 행복과 상처, 입양아로서 정체성의 혼란 등 복잡다단한 감정 또한 만나게 된다. 기적과도 같은 귀환의 여정에 인도의 광막한 풍광이 펼쳐져 영상미를 더한다.
특히 주인공 사루 역할을 맡은 아역배우 써니 파와루의 자연스럽고 감성적인 연기가 일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니콜 키드먼이 사루의 양어머니 역할로 씬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존 F.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의 일화를 다룬 ‘재키’도 있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들면서 관객이 뚝 떨어져 극장에서 보려면 발품을 좀 팔아야 한다.
재키는 국내흥행에서 큰 재미를 못 봤지만 주인공으로 열연한 나탈리 포트만을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올려 놓은 작품이다. ‘블랙 스완’을 감독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이 제작을 맡은 점도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재클린 케네디 역시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으로 너무도 익숙한 인물이다. 이미 여러 영화에 단골로 등장했고 그를 둘러싼 유명한 에피소드도 넘친다. 이번 영화에서는 여성적 리더십을 갖춘 강인한 면모로 재조명됐다.
실화소재 한국영화로 ‘재심’도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사고발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진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인데 충격과 감동을 둘다 노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