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h수협은행의 내부등급법(IRB) 도입이 연내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학기 Sh수협은행장이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과 사업 다각화 전략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이 내부등급법을 도입하면 자본 운용에 여력이 생기면서 생산적 금융을 위한 기업금융 확대와 지주사 전환을 위한 밑단계인 비은행 금융사 인수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수협은행 내부등급법 도입 가시화, 신학기 '생산적 금융' '사업 다각화' 기대감

신학기 Sh수협은행장이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과 사업 다각화 전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 Sh수협은행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의 내부등급법 도입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금융감독원은 12월 내부모형승인 심사위원회를 열고 수협은행의 내부등급법 도입 승인 여부를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심사위원회에서 승인 판단이 내려지면 금융감독원장의 최종 결정을 거쳐 확정된다. 

내부등급법 도입이 구체화하면서 향후 지주사 전환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본 운용 여력이 늘어나면 사업 다각화 가능성도 한층 커지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의 3분기 말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68%,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본비율은 15.64%로 지난해 말 12.27%, 15.28%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9월 말 은행권 평균 보통주자본비율 13.59%와 총자본비율 15.87%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보통주자본비율이나 국제결제은행기준 자본비율은 기본적으로 자본을 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값이 높을수록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수협은행은 국내 주요 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 산출에 내부등급법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현재까지 표준등급법을 사용하고 있다. 

내부등급법은 금융회사가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을 이용해 위험가중자산(RWA)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보다 정교한 리스크 반영을 통해 위험가중자산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실제 JB금융지주는 2022년 내부등급법 전환 이후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본비율이 1%포인트 가량 개선됐다.
 
수협은행 역시 내부등급법을 도입하면 자본적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기반으로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과 같은 사업 다각화나 여신 확대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셈이다.
 
더불어 수협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중장기 목표로 세워 두고 있다.

지주 체제 전환에는 건전성 확보와 수익성 개선,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내부등급법 도입은 그 출발점이자 전제 조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 행장은 취임 이후 '지속 성장하는 수협은행'을 목표로 자본 적정성 확보와 사업 다각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해 왔다. 취임식에서는 구체적으로 △디지털 경쟁력 강화 △사업 다각화 △자본 적정성 확보 등을 일류 은행으로 발전하기 위한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 가운데 신 행장은 디지털 경쟁력 측면에서는 앱 통합 프로젝트, 금융업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는 자산운용사 인수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협은행 내부등급법 도입 가시화, 신학기 '생산적 금융' '사업 다각화' 기대감

▲ Sh수협은행이 내부등급법 도입을 위한 심사를 앞두고 있다.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남은 퍼즐로 꼽히던 '자본 적정성 확보' 과제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내부등급법 도입은 생산적 금융 전략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수협은행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내부등급법 도입 후 확보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향후 3년 동안 최대 6조 원 이상을 생산적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조직 기반도 정비했다. 신 행장은 최근 생산적 금융 태스크포스(TF)의 핵심 축을 맡고 있는 이준석 여신지원그룹 부행장과 최민성 기업그룹 부행장을 연임하는 인사를 통해 전략 추진에 힘을 실었다. 

두 부행장은 각각 여신 포트폴리오 전환을 담당하는 1반과 기업금융·투자금융 집행을 맡는 2반을 총괄하며 생산적 금융 추진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된다.

신 행장은 1995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한 뒤 인계동지점장, 리스크관리부장, 심사부장, 전략기획부장, 남부광역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이후 2020년 12월부터 수석부행장을 맡아 전략 및 재무를 총괄해 왔으며 2024년 11월18일 행장에 취임했다. 

신학기 Sh수협은행장은 지난달 열린 ‘2025년 제4차 경영전략회의’에서 “창립 이래 첫 인수합병을 통해 은행업을 넘어 새로운 금융을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며 “업을 넘어 고객과 시장에 수협만의 가치를 담은 차별화한 금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