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낼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업가치,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1천 포인트를 너머 11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 겨울 외국인 '바이 코스닥' 기류, 정책 기대감까지 '천스닥' 너머 바라본다

▲ 11월28일 정규거래 마감 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코스닥과 코스피의 방향이 엇갈렸다. <연합뉴스>


1일 국내 증시는 직전 거래일보다 코스피지수가 0.16% 하락한 3920.37, 코스닥지수 1.06% 오른 922.38에 장을 마치며 혼조세를 보였다.

지난달 28일에도 코스피가 1.51% 내린 반면 코스닥은 3.71% 올랐는데 2거래일 연속 극명히 엇갈린 주가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코스닥 선호세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11월28일~12월1일 외국인 순매수 순위 상위 10위 안에 코스닥 7개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순매수액 기준 레인보우로보틱스(1위) 에코프로(2위) 고영(3위) 에이비엘바이오(4위) 올릭스(6위) 에이디테크놀로지(7위) 로보티즈(8위) 순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겨울 코스닥을 눈여겨 봐야한다는 증권가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더딘 상승률, 정책 기대감 등을 반영해 진즉부터 코스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2005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던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며 “극단적으로 벌어졌던 격차가 줄어든다는 관점에서 단기적 코스닥 강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코스닥보다 월등히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는 점도 코스닥 강세 전망의 주요 근거로 꼽힌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63.4% 오른 반면 코스닥 지수는 34.3% 오르는 데 그쳤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닥과 코스피 간 수익률 차이가 역사적 수준으로 확대된 상황”이라며 “이러한 격차의 원인인 IT 섹터 수익률 격차가 전방업체들의 투자 확대로 축소될 것으로 기대돼 코스닥 매수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변준호 IBK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로 코스닥150 지수가 코스피 성장률을 2년 연속 하회한 경우 그 다음 해 혹은 그 다다음 해까지 코스피보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이 지수 상승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10일 출범하는 국민성장펀드가 코스닥 기업들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약 15조 원 수준의 직접 지분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겨울 외국인 '바이 코스닥' 기류, 정책 기대감까지 '천스닥' 너머 바라본다

▲ 국민성장펀드 등 정부 정책이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11월17일 국민성장펀드 성공을 위한 금융기관간 업무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왼쪽부터)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양종희 KB금융 회장. <연합뉴스>


김종영 연구원은 “2026년 코스닥 강세의 핵심 동력은 정책 모멘텀”이라며 “모태펀드·국민성장펀드 등으로 조성한 대규모 정책 자금이 벤처와 첨단 산업을 경유해 코스닥 성장 업종으로 유입되며 실적 가시성과 밸류에이션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다운 연구원은 “지난 11월28일 코스닥 급등은 정부가 12월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 발표 예정이라는 소식 전해진 영향”이라며 정부 정책을 향한 시장 기대감이 높음을 강조했다.

하인환 연구원도 “국민성장펀드는 주로 중소·중견기업이 대상이 될 것”이라며 “11월부터 시작된 종합투자계좌(IMA) 역시 모험자본 공급을 의무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성장펀드와 유사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코스닥 지수 목표치를 1100포인트로 제시했다.

김종영 연구원은 “정부 주도의 모태펀드 자금이 벤처펀드 등으로 유입되고, 국민성장펀드의 투자자금도 집행될 것”이라며 “자금 유입에 힘입어 코스닥 시가총액이 약 100조 원 증가하면 코스닥 지수는 1100포인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이 겨울마다 강세를 보인 적이 많았단 점 역시 긍정적이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현재까지 코스닥 시장 월 평균 수익률은 1월이 가장 높고, 2월이 두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