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흑자전환과 성장 놓고 보면 이은미 연임 따논 당상인데, 내부통제 이슈는 걸린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 행장이 2025년 4월1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토스뱅크 2025 미디어데이’ 간담회에서 토스뱅크의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토스뱅크>

[비즈니스포스트] 토스뱅크는 2021년 출범 이후 홍민택 전 대표, 이은미 대표 등 두 명의 행장을 겪었다. 이 가운데 홍민택 대표는 3년의 임기를 마친 이후 연임 없이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첫 연임 심사대에 올랐다. 한쪽에서는 토스뱅크에서 첫 연임 CEO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토스뱅크는 2024년 기준 당기순이익 457억 원을 내면서 설립 이후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2023년 175억 원 적자에서 단숨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은미 대표는 2024년 3월28일 취임사에서 “2024년을 토스뱅크 첫 연간 흑자 달성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이를 실현한 것이다.

흑자 전환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2025년 상반기 순이익은 40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고, 2025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884억 원 수준으로 8~9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한쪽에서는 올해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가 이은미 대표의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업계 최고 수준 NIM·비이자수익 성장, ‘이자 장사’ 넘어선 수익구조 만든다

이은미 대표가 토스뱅크에 불러온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수익구조 자체의 질적 개선이다.

토스뱅크의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2023년 상반기 1.92%, 2024년 2.47%를 거쳐 2025년 상반기 2.57%까지 상승했다. 

순이자마진은 금융기관이 자산 운용으로 얻는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뿐 아니라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수익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토스뱅크의 2025년 상반기 NIM인 2.57%는 같은 기간 기준 카카오뱅크(1.92%), 케이뱅크(1.36%) 등 같은 인터넷뱅크 경쟁자들 뿐 아니라 4대은행(신한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의 평균 NIM인 1.55%도 큰 격차로 따돌리는 수치다. 

비이자수익 역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토스뱅크의 2025년 상반기 기준 수수료 이익은 76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 증가했다. 

수수료비용을 포함한 순수수료손익은 여전히 285억 원 적자에 머물러있지만 적자 규모 자체는 2024년 상반기보다 4.2% 줄었다. 

토스뱅크는 고객 맞춤형 체크카드, 무료 환전 외화통장, 보험·투자 중개, ‘지금 이자받기’ 등 토스 플랫폼과 연계된 수수료 기반 상품을 확대하면서 대출 이자 수익모델 중심의 은행에서 플랫폼 기반 수익 모델을 갖춘 은행으로 체질을 전환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자이익에 더해 비이자·운용수익 비중이 빠르게 커지며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라며 “비이자수익 성장 속도를 감안하면 토스뱅크가 수년 내 플랫폼 기반 BEP(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 수익성 개선과 맞물린 토스뱅크의 외형성장, 포용금융과도 함께 컸다

외형 성장 역시 이은미 대표의 연임 관련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토스뱅크는 출범 2년 7개월 만인 2024년 4월 고객 수 1천만 명을 돌파했다. 토스뱅크의 고객 수는 2024년 말에는 1178만 명, 2025년 10월 기준으로는 1375만 명까지 늘어났다. 

고객 수의 성장과 함께 여신·수신도 증가했다. 

2025년 2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여신 잔액은 15조1300억 원, 수신 잔액은 30조500억 원을 기록했고 총자산은 2024년 2분기 말 31조 원에서 2025년 2분기 말 33조 원으로 확대됐다. 

외형 성장의 배경에는 ‘포용금융’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4년 동안 중저신용자 35만 명에게 9조5천억 원 규모의 대출을 공급했으며, 인터넷은행 최초로 국내 거주 외국인 대상 비대면 계좌 개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체크카드, 미성년자 대상 계좌 등 금융 소외 계층을 겨냥한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았다.

◆ 미국 IPO 앞둔 모회사, 토스뱅크의 실적과 건전성이 더 중요한 이유

한쪽에서는 토스뱅크의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이은미 대표 굳이 교체할 유인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올해 10월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개정을 통해 발행예정주식총수를 2억5천만 주에서 20억 주로 확대하고 1주당 의결권을 1개로 명문화하는 등 상장을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영문 상호 ‘Viva Republica’를 추가하기도 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 과정에서 그룹 내 은행 계열사의 실적 안정성과 자본 적정성, 리스크 관리 체계는 글로벌 투자자 신뢰와 직결되는 요소다.

토스뱅크의 BIS(자기자본비율)는 2023년 12.8%에서 2024년 15.9%, 2025년 상반기 16.35%로 꾸준히 증가했다. BIS는 은행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비율이 높을수록 은행이 예상치 못한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2024년 상반기 1.23%에서 2025년 상반기 0.98%로 0.25%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총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회수 의문, 추정손실 포함)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다. 

역시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NPL 커버리지 비율(대손충당금 적립률) 역시 같은 기간 199.57%에서 287.83%로 88.26%포인 증가했다.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1.27%에서 1.2%로 낮아졌다.

다만 이은미 대표에게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도 있다. 바로 내부통제다.

토스뱅크에서는 올해 5월30일과 6월13일, 두 차례에 걸쳐 내부 직원이 약 27억8600만 원의 법인계좌 자금을 본인의 계좌로 이체하는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인터넷뱅크에서 발생한 첫 횡령 사고로 기록됐다.

토스뱅크는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 이상거래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실제 운영과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와 관련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3월에는 금융거래 실명확인 의무 및 고객확인 의무와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 의무 위반으로 금융감독원의 제재(기관주의·과태료)를 받기도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사고나 금융당국의 제재 이력은 내부통제·지배구조 리스크로 인식돼 미국 감독당국과 투자자 심리에 직접적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토스뱅크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핵심 자회사이자 수익 및 사업 성장의 중추인만큼 토스뱅크의 내부통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 인터넷 뱅크 최초의 ‘여성’ 행장에서 토스뱅크 최초의 ‘연임’ 행장으로

이은미 대표는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첫 여성 행장이자, 국내 은행권 전체 기준 네 번째 여성 은행 CEO다. 

강신숙 전 수협은행장이 지난해 11월 물러난 이후, 이은미 대표는 현재 국내 은행권에서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과 함께 단 둘뿐인 여성 행장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인사가 ‘연임’과 관련된 인사인만큼, 이은미 대표에게는 ‘여성 행장’이라는 상징성보다 그가 이뤄놓은 여러 가지 ‘숫자’들이 훨씬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미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이 대표 개인이 갖는 상징성 역시 ‘인터넷은행의 첫 여성 행장’에서 벗어나 ‘토스뱅크의 첫 연간 흑자를 이뤄내고 연임에 성공한 첫 번째 행장’으로 변화하게 되는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이은미 대표 본인이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우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은미 대표 취임 이후 토스뱅크의 실적,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 움직임 등을 살피면 현재로서는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