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진일 이마트24 대표이사가 초저가 상품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회사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 사진은 최진일 이마트24 대표.
이런 가운데 송만준 전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상품전문가’ 최진일 대표이사가 이마트24 운전대를 잡았다. 최 대표는 편의점 업계 후발주자 이마트24의 가성비를 앞세운 차별화 전략을 지속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할 무거운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16일 이마트24에 따르면 회사는 초저가 상품인 ‘상상의끝’ 제품군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이마트24가 올해 들어 시작한 상상의끝은 일반 상품 대비 최대 40% 저렴한 초저가 자체브랜드(PB)상품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이마트24는 이달 초 ‘2200김밥’과 ‘1900더블삼각김밥’을 출시했고, 5일에는 ‘980아메리카노’를 새로 선보였다.
2200김밥은 7가지 원재료가 들어간 불고기김밥으로 업계 최저가 상품이다. 1900더블삼각김밥은 삼각김밥 카테고리에서 수요가 많은 햄베이컨참치삼각김밥과 청양마요치킨삼각김밥으로 구성됐는데 업계 더블삼각김밥과 비교해 300원가량 저렴하다.
이마트24는 1월부터 상상의끝 프로젝트로 1900김밥, 900삼각김밥, 1000블랙커피, 2900짜장면, 3600비빔밥, 7600롤티슈 등을 내놨다. 이들 가성비 상품 중 절반 이상이 해당 카테고리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이마트24는 편의점업계 매출·매장수 기준 4위를 달리고 있는 후발주자로 2014년 501개였던 매정수를 2022년 6천여 개로 빠르게 늘렸다. 하지만 이마트24는 2014년 창립 뒤 2022년 한 해를 제외하곤 매년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3월 말 기준 전국 이마트24 매장수는 6161개로 업계 3위 세븐일레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손익분기점으로 여겼던 6천 점을 달성하고도 2022년 반짝 연간 흑자를 내는 데 그치자 이마트24는 수익이 날 만한 점포를 위주로 출점하고 장사가 안 되는 점포는 문을 닫는 방향으로 출점전략을 수정했다.
최진일 대표는 최근 송만준 전 대표가 건강 상 이유로 사임하면서 이마트24 운전대를 잡았다. 지난 10일 대표 임무를 시작해 전반적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24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이커머스 플랫폼을 제외한 이마트의 6개 자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최 대표는 업계 후발 주자로서 가성비 상품 강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수익성도 개선해야할 과제를 안게 된 것이다.
최 대표는 2000년 신세계 이마트 부문으로 입사해 2016년 노브랜드BM 기획·운영팀장, 2019년 그로서리본부 신선2담당 등을 역임한 ‘상품 전문가’다. 대표 선임 직전까진 이마트 상품본부 MD혁신담당으로 근무했다.

▲ 이마트24 ‘상상의끝’ 6월 출시 상품 5종 이미지. <이마트24>
이마트24 자체 분석에 따르면 노브랜드 상품을 함께 구매한 고객의 객단가는 일반상품만 구매한 경우보다 3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월부터 노브랜드 도입을 진행한 가운데 현재 이마트24 점포 중 1400여 곳이 노브랜드를 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연내 2500곳 도입 목표와 비교하면 확산 속도가 느리다.
올해 1~5월 약 400곳이 노브랜드를 도입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7개월 동안 1100곳을 늘려야 목표에 이를 수 있다.
이마트24는 노브랜드 가맹점을 확대할 기반은 이미 마련해뒀다. 지난해 기존 정액제에서 경쟁사와 같은 정률제인 ‘로열티 가맹’으로 전환하면서다. 로열티 가맹모델은 신규 출점을 할 때 노브랜드 상품 발주를 전제로 전체 매출이익을 점주 71대 본사 29의 비율로 가져가는 것을 뼈대로 한다.
결국 노브랜드 도입 목표 달성 여부는 신규출점 속도와 기존 점주들의 노브랜드 도입에 관한 호응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점포의 경우 노브랜드 상품을 도입하면 해당 상품 매출에 관해서만 정률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마트24는 상상의끝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협력사로부터 입찰을 받아 단가를 낮추고, 협력사가 다른 상품에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마트24는 최 대표를 내정하며 “이마트24만의 특화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 대표가 노브랜드와 초저가 상품을 앞세워 이마트24의 수익성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상상의끝은 다양한 상품들 중에서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을 카테고리 내에서 1~2개 초저가로 선보이는 일종의 미끼 상품”이라며 “해당 상품 구매를 통한 연관 구매 상승을 노리는 것으로 수익성 확보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