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 의료진이 5월23일 후베이성 우한시 양루오 항구에 도착한 국제 화물선에서 샘플 운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제약기업이 중국 의약품에 대형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주가 부양 계기를 만든 가운데 중국 생명공학 기술이 글로벌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항셍바이오테크지수는 올해 들어 6월까지 60% 이상 급등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항셍바이오테크지수는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생명공학 기업 가운데 규모가 큰 50개 기업의 주가 성과를 추적하는 지수이다.
지수에 들어간 기업은 주로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우시 바이오로직스 등 중국 업체이다.
이들 기업 주가가 올해 들어 크게 올라 인공지능과 같이 주목도가 높은 분야까지 뛰어 넘은 것이다.
뉴욕 엑솜자산운용의 리우 이치 수석 분석가는 “중국 생명공학이 글로벌 신약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주요 제약회사가 중국 신약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 있다.
화이자는 중국 3S바이오(3SBio)의 실험용 항암제에 12억5천만 달러(약 1조7천억 원)를 지급하기로 5월19일 합의했다.
3S바이오 주가는 올해 들어 6월까지 283% 급등했다.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 또한 독일 바이온테크에게 최대 115억 달러를 지급하고 항암제 라이선스를 취득한다고 6월2일 발표했다.
이 항암제는 바이온테크가 중국 바이오테우스로부터 2023년 라이선스를 받은 것이다.
중국 제약업계가 참여한 인수합병 등 계약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 369억 달러로 같은 기간 세계 전체의 과반이다.
미국과 사이에 벌어지는 이른바 ‘관세 전쟁’도 중국 생명공학 업체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 피켓자산운용의 동 천 아시아 수석 전략가는 “중국 생명공학 업계가 자체적인 ‘딥시크 모멘트’를 맞고 있다”라며 주가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인공지능 업계가 저비용 고효율인 딥시크 등장으로 빠르게 성장했던 사례가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는 의약품 라이선스 계약이 일회성 요소일 수 있으며 차익 실현을 노린 일부 투자자 때문에 중국 생명공학 주가 상승세가 기대치에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