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입차 판도 달라졌다, 포르쉐 '약진' 벤츠·볼보·아우디 '약세'

▲ 지난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 순위 9위에 머물렀던 포르쉐코리아는 올해 5월 기준 누적 판매 6위를 기록하며 약진하고 있다. 이에 비해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아우디 등 수입차 전통 강자 브랜드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작년 판매 9위에 머물렀던 포르쉐코리아가 크게 약진한 데 비해 전통 강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비롯해 볼보, 아우디가 약세를 보였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 ‘메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중국 BYD(비야디)는 아직까지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수입차 시장 판매 순위 톱10에서 중위권 싸움이 하반기에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순위에는 1위 BMW, 2위 메르세데스-벤츠, 3위 테슬라, 4위 볼보, 5위 렉서스, 6위 도요타, 7위 아우디코리아 순서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량 1위 자리는 BMW가, 2위 자리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여전히 지키고 있다.

순위는 같지만 판매량 차이에 있어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량 차이는 7354대를 기록했다. 2023년 698대에서 10배 이상 차이가 커졌다.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량 차이는 벌써 5189대다. 단순 계산으로는 연간 판매량 차이가 1만2천 대 정도까지 벌어지는 수준이다. 5월까지 5189대 차이도 남은 반년 동안 뒤집기는 쉽지 않은 만큼 메르세데스-벤츠는 3년 연속 1위 자리를 BMW에 내줄 것으로 전망된다.

BMW는 최근 전기 세단 ‘뉴 i5 엑스드라이브40’, 전기 쿠페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뉴 iX2 이드라이브20’, 전기 그란 쿠페 ‘뉴 i4 이드라이브40’ 등 신차를 꾸준히 내놓으며 1위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볼보자동차는 렉서스에 4위 자리를 내줬다. 판매량 차이는 700대 정도다. 다만 렉서스와 볼보 모두 월간 판매량에 있어서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4위 자리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수입차 판도 달라졌다, 포르쉐 '약진' 벤츠·볼보·아우디 '약세'

▲ 포르쉐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 GTS. <포르쉐코리아>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브랜드는 포르쉐다. 포르쉐는 5월까지 누적 판매량 4707대를 기록하면서 순위가 6위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판매량이 42.8% 증가했다. 

5월 판매량만 놓고 보면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포르쉐 판매량 순위는 8위, 상반기 순위는 9위였다.

2년 전만 해도 수입차 판매 순위 3위까지 올랐던 아우디는 좀처럼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 순위가 네 계단이나 하락하면서 7위에 머물렀던 아우디는 올해 상반기에도 7위 자리를 유지했다.

아우디코리아가 부족한 신차 라인업을 점유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하고, 1년 동안 신차 16종을 차례대로 선보이고 있음에도 판매 순위를 반등시키지 못하고 있다.

아우디는 5월까지 누적 판매량 386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과 점유율이 모두 증가했지만 경쟁사들도 마찬가지로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판매 순위는 제자리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우디가 하반기에도 순위를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아우디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가 줄면서 한국에서만큼은 소위 독일 3사에서 아우디가 한 발 밀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아우디가 2023년 순위인 3위 자리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6위인 포르쉐와 판매량 차이가 839대, 8위인 도요타와 차이가 177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도요타에게 7위 자리를 뺏길 가능성도 상당하다.

도요타도 상반기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보다 순위가 두 계단 하락하면서 8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아우디와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하반기 순위를 지키려는 아우디와 순위를 끌어올리려는 도요타의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하나는 BYD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BYD는 5월까지 누적 판매량 1066대를 기록하면서 14위에 그쳤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