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 조지아 공장의 재생에너지 전력 구매에 현지언론 비판, “인프라 투자 없어”

▲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HMGMA) 건설 현장에서 지난 2월 작업자들이 공장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현대차>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을 재생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발표를 놓고 현지 언론에서 비판적 보도가 나왔다. 

주 당국이 발전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는 조건 없이 인센티브를 제공하다 보니 현대차가 다른 주에서 태양광 전력을 구매해 왔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각) 현지매체 서배너 모닝 뉴스에 따르면 현대차가 매년 조달 목표로 발표한 378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재생에너지 전력이 실제 브라이언 카운티에 건설되고 있는 공장에 쓰이는 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된다. 

가상 전력구매(VPPA)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다 보니 공장에서 직접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가상 전력구매 방식은 물리적 전력공급 없이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거래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147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내용도 VPPA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구매계약을 체결한 재생에너지 개발업체 ‘매트릭스 리뉴어블스’의 프로젝트 부지도 현대차가 공장을 짓고 있는 조지아주와 1천㎞가 넘는 거리인 텍사스주에 위치한다. 전력을 수송해 오기가 사실상 어려운 거리다. 

현대차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를 통해 “이번 전력구매계약으로 텍사스주에서 조지아주로 전기를 직접 가져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VPPA를 통해 확보한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다른 전력 공급업체 등에 판매하는 방식으로도 사용할 예정이다. 

조지아주가 현대차에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를 요구하지 않아 현대차 또한 외부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전력을 충당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환경단체 원헌드레드마일스는 서배너 모닝 뉴스를 통해 “조지아주는 현대차에 지역 인프라 투자를 요구하는 대신 20억 달러(약 2조7618억 원) 규모의 세금을 감면해줬다”라며 “주 차원의 재생에너지 투자 또한 부족하다 보니 현대차는 재생에너지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다른 곳에 돈을 쓰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