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화석연료에 가장 많은 공적금융을 제공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일 체인지 인터내셔널의 2024년 4월 보고서 표지. <기후솔루션>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일본을 넘고 세계에서 화석연료에 두 번째로 많은 공적금융을 제공하는 국가가 됐다. 글로벌 1위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가능성도 유력해졌다.
3일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미국 기후단체 오일체인지인터내셔널이 공개한 화석연료 금융 데이터베이스에서 한국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평균 100억 달러(약 13조5천억 원)를 화석연료 분야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평균 110억 달러를 지원해 1위를 차지한 캐나다는 2022년 말에 ‘청정 에너지 전환 파트너십’ 이행 계획을 내놔 화석연료 공적금융 지원을 사실상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이 이를 뒤따라 화석연료 투자 중단을 선언하지 않는다면 세계 1위로 올라서게 되는 셈이다.
기존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일본은 2020~2022년에 연평균 70억 달러(약 9조5천억 원)를 화석연료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돼 3위로 내려왔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공적금융에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 화석연료 분야는 천연가스로 전체 투자 금액의 84%를 차지했다. 석유와 가스 혼합이 8%, 석탄이 6%, 석유가 2%였다.
부문별로 따지면 화석연료 운송 및 가공에 72%가 투자됐고 이 가운데 대부분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사업에 제공됐다.
같은 기간 청정에너지에 투자된 한국 공적금융 규모는 연평균 8억5천만 달러(약 1조1천억 원)로 화석연료의 약 13분의1에 불과했다. 일본(23억 달러 이상)과 비교해도 3분의1 수준이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석유가스팀장은 “현재 선진국 가운데 석유와 가스에 공적금융 중단을 고심하지 않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한국이 신규 화석연료 투자를 계속 고집한다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일체인지인터내셔널은 한국 공적금융 현황 브리프를 포함한 전체 보고서를 10일 발간한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