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총선후보자 심사결과 발표 전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에게 개별적으로 공천배제(컷오프) 통보를 할 것으로 보여 이 명단에 비명계가 다수 포함 될 경우 당내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으로 분류되는 임 전 실장의 서울 중구·성동갑 출마 선언을 놓고 친명계에서 잇달아 반발이 나온다
’친명’ 김지호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은 임 전 실장을 두고 '86세대' 대표적 정치인으로서 임 전 실장이 험지가 아닌 곳에 출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실장은 29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임 전 실장 정도의 인지도면 윤석열 정권의 중심인 용산 같은 곳에 출마해 맞붙어야 한다”며 “새로운 영입인재들이 전략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임 전 실장이 서울 중구성동갑에 출마하기로 하면서 빛이 바랬다”고 말했다.
‘친명’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임 전 실장의 출마 자체를 비판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최근 페이스북에 잇달아 글을 올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잘못 보필한 비서실장을 추천할 것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를 추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임 전 실장은 2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대권주자로 완전히 부상한 것은 2020년 11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징계가 이뤄지면서 벌어진 일이다”며 “우리끼리 주고받아도 못난 집안 싸움이 되니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출마선언에 앞서 ‘친명’과 ‘비명‘ 사이 갈등을 염두에 두고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출근길 행당역, 대목을 앞둔 마장 축산물 시장, 젊음의 성수동 거리 어디에도 친문·친명은 없었다”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성동의 민주당원들에게도 친문·친명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임종석 전 실장의 중구·성동갑 출마선언은 민주당 안에서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 조금씩 들려왔던 공천잡음에 기폭제가 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친명계 의원 다수는 비명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출마의사를 밝히면서 계파갈등에 불을 지폈다.
친명계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명계 양기대 의원 지역구인 경기 광명을에 출사표를 던졌고, 친명계 이수진 의원도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 출마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역시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의겸 의원과 이동주 의원은 각각 비명계 신영대 의원 지역구인 전북 군산과 홍영표 의원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에 출마선언을 했다.
친명계 의원들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친분을 앞세우는 흐름이 늘어날수록 앞으로 있을 공천과정에서 계파갈등 파열음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민주당은 이번 주 안으로 총선후보자 심사결과 발표 전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에게 공천배제(컷오프)를 통보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컷오프 리스트 안에 비명계가 다수 포진할 경우 당내 갈등은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전 실장으로서는 당내 갈등 격화에 방아쇠가 된 상황에서 총선에서 낙마할 경우 의석도 잃고 당내 갈등을 일으켰다는 책임론을 거세게 받을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서울 중구·성동갑 경제전문가로 꼽히는 윤희숙 전 의원이 출마선언을 한 것을 부각하면서 민주당 내부 갈등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오전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임 전 실장과 윤 전 의원 가운데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은가“라고 말하며 윤 전 의원에 출마에 화력을 보탰다.
윤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국민의힘의 대표적 경제전문가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윤 전 의원은 임종석 전 실장이 윤석열 정부를 두고 경제를 망쳤다는 비판을 한 것을 놓고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해에는 대외환경이 나빠 주요국 경제가 모두 어려웠던 것”이라며 “경제 체질을 망쳐놓은 주범이 다음 정부를 탓하는 것은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