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내년 2분기 이후에야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미국 연준은 경기 흐름만 보면 내년 2분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여지가 있고 시장은 조기 금리 인하도 기대하고 있다”며 “다만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 둔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2분기 이후에야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연준이 내년 빠르게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CME(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내년 금리인하 확률만을 기준으로 봤을 때 3월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해 내년 말까지 25bp(1bp=0.01%포인트)씩 5번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미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며 이같은 시장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미국 11월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지수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을 기록했고 미국 소비를 대변하는 11월 자동차 판매도 10월보다 줄며 시장예상치를 하회했다”며 “미국 애틀란타 연준이 내놓는 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추정치도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시장 예상이 다소 앞선 것으로 바라봤다. 통화정책 방향의 핵심 변수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더디게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경기는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세에 안도하기는 이르다”며 “헤드라인(대표) 소비자물가는 유가급락과 공급망 개선 등을 고려하면 시장예상치를 밑돌 수 있지만 근원소비자물가는 그렇지 않다”고 바라봤다.
헤드라인 소비자물가는 전 품목의 물가 수준을 대표하는 만큼 유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이 유가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처럼 빠르게 하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는 이에 따라 내년 초 근원 소비자물가와 PCE(개인소비지출) 흐름을 봐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흐름을 앞서가는지는 근원 PCE와 소비자물가에 달려 있다”며 “내년 1분기 이들 물가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