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3-11-10 14: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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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그룹의 새로운 회장을 확정하는 주주총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는 리딩금융으로서 국내 금융산업을 선두에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가장 당면한 과제로는 상생금융이 꼽힌다.
▲ KB금융지주는 17일 양종희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주주총회를 연다. 사진은 양종희 내정자가 9월11일 약식 기자간담회 이후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0일 KB금융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17일 오전 10시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양종희 내정자를 새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이번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면 KB금융은 2014년 이후 9년 만에 리더 교체를 확정한다. 이후 20일 윤종규 회장 임기가 끝나면 양 내정자는 21일부터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한다.
금융권에서는 양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별 탈 없이 주총을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양대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라스루이스(Glass Lewis)는 물론 국내 의결권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KCGS)과 대신경제연구소 등도 양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찬성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양 내정자의 산뜻한 출발이 예고된 셈인데 지배구조 측면을 제외하면 마냥 편안한 출발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시장은 고금리시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주요국의 긴축 불확실성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내시장 역시 수출금액이 9월까지 12개월 연속 줄고 은행권 가계대출이 10월까지 7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부담 요인이 점점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 내정자 앞에는 리딩금융 수성은 물론 해외사업 확대, 사회적 가치 확산, 이를 위한 인사와 조직개편 등 수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최근에는 상생금융 관련 부담도 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종노릇’과 ‘갑질’ 발언 이후 은행을 향한 상생금융 압박 강도를 연일 높여가고 있다.
소상공인 이자 감면 등을 넘어 정부 서민금융상품에 대한 은행의 출연, 은행재단 설립, 저소득 다중채무자를 위해 신용대사면 등의 이야기까지도 나오는데 KB금융은 리딩금융인 만큼 다른 곳보다 더 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KB금융의 상생금융 방안이 업계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양 내정자가 회장 최종 후보자로 결정된 뒤 스스로 다짐한 부분이기도 하다.
양 내정자는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뒤 첫 마디로 “KB금융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금융지주 회장의 16일 만남에 양 내정자가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상생금융 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 양종희 내정자가 3월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양 내정자는 당시 윤종규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왼쪽부터) 양 내정자,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금융위원회>
KB금융의 리더십 교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양 내정자가 참석하는 편이 향후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가능성, 추진력 강화 등의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