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BC카드가 국내 최초로 카드결제와 연계한 NFT(대체불가능토큰) 발행 서비스를 내놓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이를 통해 결제망 이탈에 대비해 추진해온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 체질개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FT 서비스가 BC카드의 새로운 강점이 될 수 있어서다.
▲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카드결제와 연계한 NFT 발행 서비스를 통해 BC카드의 B2C 체질개선을 모색한다. |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이달 말까지 카드결제 관련 챌린지를 달성하면 NFT를 지급하는 ‘카드결제 연계형’ NFT 발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BC카드는 4일 카드결제 연계형 NFT 발행 서비스를 출시했다.
여러 카드사들이 NFT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와중에 BC카드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급결제 시장에서 NFT를 활용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이다.
최근 카드사들은 수수료 인하 등으로 본업인 카드사업의 수익성이 약화돼 다양한 신사업을 모색하는 과정에 있다. NFT 사업도 그 가운데 하나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편의점 이마트24와 멤버십 NFT를 선보였다. 멤버십 구매 여부와 소유권을 블록체인 기술로 인증해주는 것이다.
현대카드는 공연 티켓과 굿즈 등을 NFT로 제공했다. 롯데카드도 온라인 전시회 방문객에게 사진전 기념 포스터 NFT를 지급했다.
반면 BC카드는 NFT가 일반적으로 자산 증명에 사용되는 것과 달리 NFT의 지급결제 및 기술적 가치를 고객 서비스와 연결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 왔다고 설명했다.
BC카드는 카드결제와 연계한 형태로 NFT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카드를 결제하면 영수증 NFT가 발행되고 카드로 물품을 구매하면 구매물품의 NFT가 지급되는 형태가 예상된다.
현재 카드결제 연계형 NFT 발행 서비스는 카드결제와 관련된 챌린지를 달성하면 인증 NFT가 지급되는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아직 카드결제와 직접 연계된 방식은 아니지만 카드결제 연계 방식에 첫 걸음을 뗀 것이다.
BC카드가 NFT와 카드결제 연계 서비스를 구체화하고 실현하는데 성공하면 그동안 추진해온 B2C 체질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NFT 서비스가 고객 관점에서 BC카드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은 구매한 물품을 중고로 판매할 때 결제 영수증 NFT를 통해 정품 인증 효과를 얻는 등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BC카드는 은행신용카드협회에서 시작해 은행, 카드사 등 회원사에 카드결제 프로세싱을 제공하는 B2B(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 사업을 주로 영위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회원사였던 우리카드가 독자결제망 구축을 예고했고 지난해 전북은행, SC제일은행 등 BC카드 결제망을 이용하던 회원사 이탈도 이어져 B2C사업을 강화해야할 필요성은 점차 높아졌다.
결제망 수수료가 포함되는 매입업무 수익이 기존 영업수익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만큼 수익성 저하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 즈음부터 BC카드는 수익 다각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BC카드는 2021년 7월 ‘블랙핑크 신용카드’를 선보이며 소극적이었던 자체카드 발급에 시동을 걸었고 이후 꾸준히 자체카드를 내놓으며 B2C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NFT 발행 서비스는 BC카드 고객에게 제공될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가 출시되면 고객 확보는 물론 락인(Lock-in)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BC카드가 관련 특허를 출원하며 기술 선점에 힘쓰고 있다는 점도 고객 유치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8월 결제영수증 NFT 국내 특허 2종을, 3월에는 국가적 재난재해 및 금융사 전산장애 시 자산 내역을 증명받을 수 있는 NFT 특허를 출원했다.
▲ '결제 영수증 NFT' 서비스. < BC카드 > |
BC카드가 지급결제와 연계해 NFT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의 경험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은 2021년 취임부터 BC카드가 성공적 디지털데이터기업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이끌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BC카드 사외이사를 지내 BC카드 경영 전반에 높은 이해도를 작고 있고 금융과 정보기술(IT)의 융합을 선제적으로 도입·발전시켜 업계 선도기업으로 키운 경험을 지니고 있어서다.
최 사장은 2011년부터 10년 동안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자회사 에프앤자산평가를 이끌었다. 그는 이곳에서 금융과 데이터를 융합한 솔루션 개발 경험을 쌓았다.
대표적 솔루션은 장외파생상품과 구조화금융상품의 가격과 위험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스마트퀀트'와 국내 채권시장 특성을 반영한 채권 팩터 산출에 특화된 채권멀티팩터 등이 있다.
금융사들이 에프앤자산평가가 보유한 각종 데이터를 필요에 맞게 가공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 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된 뒤 “마이데이터 시대에 BC카드의 폭넓은 결제·커머스·금융 인프라와 KT그룹의 인공지능·빅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소비자 위주의 결제·소비·금융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