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단풍명소로 유명한 지리산국립공원의 피아골 풍경. <구례군청 홈페이지>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도 10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 단풍철이 다가왔다.
서울 도심에 자리 잡은 북한산과 20여 개 능선사이로 계곡을 숨긴 지리산, 한국 유일의 사적형 공원인 경주 남산까지 전국 국립공원들도 가을 채비에 한창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마다 가을철 여러 가지 자연,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선선한 가을 주말 가까운 국립공원으로 단풍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8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산악형(18개), 해상·해안형(3개), 사적형(1개) 등 모두 22개의 국립공원이 지정, 관리되고 있다.
국립공원은 한국을 대표할 만한 자연생태계와 환경, 문화, 역사유산 보전을 목적으로 환경부장관이 지정하고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보호지역이다.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을 비롯해 자연경관이 수려한 명산들이 대부분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는 만큼 단풍명소도 많다.
우선 서울 도심의 북한산국립공원에서는 북한산 자락을 타고 서울 강북구 우이동과 경기 양주시 교현리를 연결하는 우이령길이 인기다.
▲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길의 가을 모습.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 |
우이령길은 북쪽 도봉산과 남쪽 북한산 경계 6.8km, 3시간30분이 걸리는 코스로 가을이 되면 길을 에워싸고 있는 여러 종류의 활엽수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
우이령길은 전체 구간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책길로 가족 나들이에도 좋다. 최근 ‘맨발걷기’가 유행을 타고 있는데 우이령길에는 ‘맨발로 숲길 걷기’ 체험이 가능한 구간도 있다.
우이령길은 앞서 1968년 북한의 청와대 침투사건 뒤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2010년 탐방객에게 다시 개방되기까지 40여 년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이에 오히려 수려한 자연경관과 생태림이 잘 보존돼있다.
우이령길은 지금도 사전예약을 해야만 출입할 수 있다. 하루 출입인원은 1천 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우이령길을 따라 가을 단풍을 즐기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또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10월21일부터 29일까지 5회에 걸쳐 운영하는 북한산 가을길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방법도 있다.
북한산 가을길체험은 우이령길을 따라 걸으며 가을 정취를 느끼고 우이령 숲의 독특한 역사를 체험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 지리산국립공원 피아골 단풍길을 걷는 탐방객들의 모습. <군례군청 홈페이지> |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0월 주말 일요일 북한산 대서문길을 통해 북한산성을 따라 걷는 가을길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리산국립공원도 10월 초입부터 고지대 일부에 단풍이 내려앉으며 가을 옷을 입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은 경남 하동과 함양, 산청, 전남 구례, 전북 남원 등 3개 도와 4개 시군에 걸쳐있다. 48만3022㎢의 가장 넓은 산악형 국립공원으로 단풍이 펼쳐진 가을 길을 즐길 수 있는 코스도 여러 가지다.
그래도 지리산의 가장 대표적 단풍명소는 피아골계곡길이다. 지리산국립공원 피아골계곡 일대에서는 해마다 단풍축제도 열리고 있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로 3년 동안 쉬었던 축제가 다시 열렸다.
지리산국립공원 피아골 탐방로는 직전마을에서 삼홍소로 이어지는 3km 계곡길이다. 계곡 물소리를 귀로 들으며 울긋불긋 색색으로 물든 단풍을 눈으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움이 있다.
피아골계곡길은 탐방로의 삼홍소 이름 자체가 가을 단풍이 물든 산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삼홍소는 조선 중기 학자였던 남명 조식 선생이 지리산 피아골계곡의 경치를 예찬한 시 삼홍소(三紅沼)의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조차 붉어라’라는 구절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단 피아골계곡길은 완만한 산행 길과 경사가 심한 길이 함께 있어 꼼꼼한 산행준비가 필요하다고 한다.
지리산 서북능선을 따라 가는 만복대 코스도 단풍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탐방로다. 만복대 코스는 지리산 성삼재에서 출발해 당동고개, 고리봉, 모봉치 구간을 거쳐 만복대 정상에 오르는 5.4km 구간이다.
만복대 코스는 완만한 경사의 흙길로 10월 초부터 가을철 은빛 억새군락과 지리산 고산지의 형형색색의 단풍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은 10월 함양 영원사 암자에 머물면서 가을 길을 걷고 지리산의 단풍 자연 해설 등도 들을 수 있는 ‘숲 속 암자 힐링 스테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경주국립공원 불국사의 가을 모습.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 |
경주국립공원에서는 단풍이 물든 불국사의 가을정취를 느껴볼 수 있다.
경주국립공원은 한국 유일의 사적형 공원이다. 1967년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에 이어 1968년 두 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경주국립공원은 불국사, 석굴암 등 역사문화유적을 품고 있는 남산을 포함 8개 지구로 구성돼 있다.
불국사는 국내 사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으로 대웅전 길목의 국보 제23호인 청운교와 백운교 일대 나무들이 단풍에 물든 모습이 절경으로 알려져 있다.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 연못 반야연지도 가을에는 단풍을 비춰 더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석굴암에서 불국사를 잇는 약 3km 숲길은 단풍터널로 묘사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0월11일과 25일 등 수요일마다 경주국립공원 가을길 걷기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번 가을길 걷기 프로그램은 경주 포석정부터 삼릉까지 남산 둘레길을 따라 걸으면서 가을 야생화와 단풍을 느끼고 숲 속 전시회, 숲 체험놀이 등을 할 수 있게 구성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의 2023년 국립공원 기본통계에 따르면 전체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2021년 3591만 명에서 2022년 3879만 명으로 289만 명 늘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