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가 1분기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실적을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다.
롯데손해보험은 대주주가 사모퍼드인 JKL파트너스로 보험업계에서 잠재적 매물로 꼽히는 회사 가운데 하나인데 이번 실적 개선으로 매각 대상으로서 매력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이은호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사진)가 1분기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내 실적 반등에 성공하면서 매각 매력도를 높이는데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9일 롯데손해보험이 공시한 1분기 잠정 경영실적에 따르면 영업이익 1050억 원을 거두며 창사 이래 개별 분기 기준으로 최대 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호실적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 수익 향상의 중요한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는 보장성보험 판매가 확대된 영향 덕분이다.
올해 도입된 새 회계기준에서 만기에 납입보험료를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저축성 보험은 모두 부채로 계산되기 때문에 보험료를 돌려줄 필요가 없는 보장성 보험의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롯데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보장성보험의 분기 신규월납액이 사상 최대인 108억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도 처음으로 5천억 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전체 원수보험료에서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84.8%로 2020년 1분기와 비교해 21.3%포인트 높아졌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이날 실적과 관련해 “역대 최고 분기실적을 기록하며 내재가치 중심 경영의 체질개선 성과가 증명됐다”며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여 턴어라운드에 성공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롯데손해보험을 매력적 매물로 변화시켜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했는데 이번 실적 반등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롯데손해보험이 628억 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서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다음해 첫 분기부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게다가 일부 금융지주사가 보험부문 계열사에 대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험사 인수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실적 개선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KB금융지주의 실적발표에서 보험 계열사가 증권 계열사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험 계열사가 미약한 금융지주사들은 시급히 경쟁력 강화에 나설 필요성이 높아졌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보험과 카드, 자산운용 등 부진한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바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보험 계열사가 없는 이유로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보험사 인수를 노릴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실적 반등은 현재 보험업계에서 잠재적 매물로 언급되는 보험사들 가운데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실적 개선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생활밀착형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에서 따르면 상반기에 보험설계 플랫폼 ‘마스’를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보험판매 플랫폼 ‘플루토’를 내놓는다.
이 대표는 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신규 고객군을 확보하고 이들에게 수익성이 좋은 장기보험상품 판매를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 영업채널의 혁신과 신시장 개척을 위해 세상에 없던 플랫폼을 선보인다”며 “사업모델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컨설턴트 출신의 금융 전략기획전문가다.
이 대표는 2019년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할 때 컨설턴트로서 가치제고 전략을 세워 롯데손해보험의 비전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4년생인 이 대표는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인시아드(INSEAD)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삼성전자 선임연구원과 올리버와이만 상무, AT커니코리아 파트너, PWC컨설팅 파트너로 일했고 롯데손해보험 기획총괄장 겸 장기총괄장 상무와 전무를 거쳐 2022년 1월부터 롯데손해보험 대표로 일하고 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