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조직정비를 단행하며 전기차 충전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은 LG전자가 올해 5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2에서 선보인 전기차 충전기 사진 모습. < LG전자 > |
[비즈니스포스트]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전기차 배터리 충전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쳐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충전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 LG전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조 사장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간 거래를 담당하는 BS사업 본부 아래에 전기차 충전사업을 맡는 EV충전사업담당을 새로 설치했다.
조 사장이 전기차 충전사업 관련 조직을 강화한 배경에는 전기차 충전시장의 성장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롤랜드버거와 프리시던스리서치 등 조사를 종합하면 전 세계 전기차 충전시장 규모는 2023년 500억 달러 규모에서 2027년에는 1200억 달러, 2030년에는 3200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초기에는 주행거리와 출력에 대한 요구사항(니즈)가 많았다”며 “이제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시선이 충전 인프라와 속도로 점차 옮겨지며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올해 6월 전기차 충전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애플망고를 GS에너지와 함께 인수하면서 충전인프라 사업 저변을 넓히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애플망고 지분은 LG전자가 60%, GS에너지(34%), GS네오텍(6%) 등이다.
LG전자는 2018년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 지휘 아래 전기차 충전 솔루션 개발에 나서며 미래 먹거리 창출에 공을 들여왔다.
여기에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과 에너지관리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 드라이브즈(Driivz) 및 스파크차지(SparkCharge)와 같은 스타트업에도 투자하면서 충전기 제조부터 충전소에 필요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이르는 광범위한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를 준비를 해왔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전기차 충전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둘 기업의 조건으로 풍부한 자본과 강력한 파트너십을 꼽고 있는데 LG전자는 이 2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조 사장이 이처럼 전기차 충전사업에 힘을 주는 까닭은 새 성장동력 발굴뿐 아니라 LG그룹 배터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사업 시너지를 높이는 일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ISO와 IEC등 표준화 관련 국제기구들에서는 전기차 보급에 필요한 핵심요소인 배터리와 충전시스템과 관련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전시스템 표준화 작업은 배터리와 충전커넥터 등 전기 부품 분야에서 호환성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독일, 일본, 미국 등 여러 나라 기업들이 앞다퉈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그룹으로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배터리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만큼 향후 배터리 시장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다지기 위해서는 충전 시장도 신경써야 하는 중요한 요소인 셈이다.
국내 주요 배터리제조업체를 거느린 삼성과 SK 역시 전기차 충전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SK그룹은 시그넷EV를 인수해 SK시그넷으로 회사이름을 바꾸고 초급속 충전 시장 공략에 힘을 주고 있고 삼성전자 사내벤처에서 스핀오프한 에바(EVAR)는 이동형 충전기 시장을 개척하면서 충전인프라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정비했다“며 ”그동안 쌓아온 전문성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제공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