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2023년에는 생활가전 사업의 개선세와 성장하는 전장사업에서 실적 상승의 열쇠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TV 시장이 어렵다. 내년까지도 침체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 사장은 TV사업의 부진을 메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활가전사업이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고 전장사업도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생활가전 사업부는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안정화에 힘받아 올해보다 좋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전장사업은 반도체 공급부족 완화 분위기에 탄력을 받아 본격적 이익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TV 시장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아 내년가지 수요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전 세계 TV출하량이 지난해보다 5.6% 줄어든 2억200만 대에 그치고 내년에는 이보다 적은 2억100만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주완 사장으로서는 양대 주력 사업 가운데 TV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근 정상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는 물류상황을 고려해 생활가전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에서는 그동안 물류비 상승이 큰 문제였다.
최근 3년 간 LG전자의 물류비를 살펴보면 2019년 1조7천억 원에서 2020년 1조9천억 원, 2021년 3조2천억 원, 2022년 상반기 2조1천억 원을 보이며 상승해왔다. 냉장고 세탁기 등 부피가 큰 생활가전 사업 중심으로 물류비 부담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생활가전을 해외에 수출할 때 사용되는 컨테이너선의 운임비가 하향 안정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LG전자는 큰 폭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할 기회를 만나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코로나19에 따른 물류 정체현상으로 올해 초 5109.6포인트를 나타내며 2009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11월7일 기준 1579.21포인트까지 떨어지면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올해 연간 물류비는 최소 4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물류비만 정상화되도 생활가전 사업 중심으로 연간 기준 영업이익에서 최소 2조 원 이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가전 원자재 가격도 낮아지고 있어
조주완 사장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생활가전에 주로 사용되는 레진, 구리, 냉연 가격은 연중 고점과 비교해 각각 34.1%, 27.9%, 21.8%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론적으로 다른 비용이 동일할 때 원재료 가격이 10% 하락하면 전체 영업비용은 1.2%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산비용 측면에서 LG전자가 원가를 절감할 긍정적 분위기는 마련된 셈이다.
메리츠증권은 LG전자가 내년 생활가전 사업에서 영업이익 1조5970억 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보다 41.2% 늘어나는 것이다.
조 사장이 특히 공을 들여 온 자동차 전장사업의 전망도 밝은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은 올해 연말 기준으로 수주잔고 80조 원 가량을 확보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환율효과와 신규 프로젝트 수주에 따라 올해 상반기 계획했던 65조원의 수주잔고보다 대폭 확대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의 전장사업이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에 힘받아 내년부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성장가도를 본격적으로 달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G전자 전장사업부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25% 높여잡은 4210억 원으로 예상했다.
올해 2분기에 2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장사업이 ‘아픈 손가락’에서 ‘효자사업’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조 사장은 내연기관 모델 및 저가부품 수주물량을 줄이고 고부가 전장부품 수주를 늘리면서 내실을 다지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 개발과정에 디지털전환(DX) 기술을 도입해 제품품질과 효율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전장사업의 이익기여도가 높아지고 있고 생활가전은 원재료비 하락분이 반영되고 물류비 부담은 점차 경감되고 있다”며 “LG전자의 전체적 수익성은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아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