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과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아시아 파워 비즈니스우먼에 포함됐다.
최수연 사장은 올해 3월 네이버 최초의 여성 리더인 한성숙 전 사장을 뒤를 이어 대표에 올랐다. 포브스는 네이버가 시가총액 기준 한국 최대 인터넷 기업이며 삼성, SK, 현대, LG에 이어 국내 5위 그룹이라고 소개했다.
최 사장은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네이버는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포쉬마크를 약 1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포쉬마크는 북미 최대의 온라인 중고패션 플랫폼으로 등록 사용자가 약 8천만 명에 이른다.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네이버의 전자상거래 기술과 쇼핑 서비스를 결합한 네이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가 된다. 이는 최고경영자로서 최 사장의 첫 번째 주요 결정이기도 하다.
최 사장은 대표에 오른 지 한 달 만인 지난 4월 네이버의 연간 매출을 5년 안에 15조 원으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 사장은 이러한 목표를 발표하며 "네이버의 사업 포트폴리오, 기술 리더십, 국내외 탄탄한 파트너십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몇 배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2022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573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보다 19.1% 늘었다. 경기 둔화에 따른 광고 사업의 타격이 있었으나 커머스와 콘텐츠 부문 성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네이버가 분기 매출로 2조 원을 넘긴 것은 올해 2분기 이후 이번이 2번째다. 모두 최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이뤄낸 성과다.
네이버는 웹툰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4월 토론토에 기반을 둔 인터넷 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콘텐츠 관련 인수를 이어가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글로벌 플랫폼로 성장시키고 온라인 게임, 가상현실 등 관련 사업에도 투자한다.
최 사장은 1981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광주동신여자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를 졸업했다.
2005년 NHN(현 네이버)에 입사했다가 퇴사한 뒤 연세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내 최대 법무법인 가운데 하나인 율촌에서 변호사를 지냈다. 율촌에서 근무하는 동안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 입학해 미국 뉴욕주 변호사시험에도 합격했다.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해 글로벌 사업지원부 책임리더를 맡았고 2022년 3월 네이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2019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면서 국내 증권업계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남성 중심의 한국 증권업계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사장은 김성현 사장과 각자대표 체제를 이뤄 자산관리(WM), 세일즈앤트레이딩(S&T), 경영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박 사장은 2년 연속으로 KB증권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고 있다. KB증권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6003억 원을 냈다. 2020년과 비교해 38.33% 증가했다. 2020년 순이익은 4340억 원으로 2019년보다 49.60% 늘었다.
공동대표 체제 아래 KB증권은 지난해 42개의 기업공개(IPO)를 주도했다. 2021년 한국 최초의 온라인 전용 은행인 카카오뱅크의 22억 달러 규모 기업공개 주선자 가운데 하나였으며 올해에는 107억 달러 규모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박 사장은 2020년 KB증권의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핀테크와 파트너십 확대에 기여한 공로로 인터네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 코리아로부터 디지털 혁신상을 수상했다. 게임회사 엔씨소프트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반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영동여자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체이스맨해튼에 입사한 뒤 조흥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 부장을 거쳤다.
시장운영리스크부장으로 KB국민은행에 합류한 뒤 제휴상품부장, 자산관리본부장, 리스크관리 부행장, 여신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KB국민은행에서 8년 만에 두 번째로 여성 부행장으로 승진했고, KB증권 WM부문 부사장으로 KB증권에 합류했다. 이후 2019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2022년 포브스 아시아 파워 비즈니스우먼에는 최수연·박정림 사장 외에 도리스 슈 글로벌웨이퍼스 회장, 소마 몬달 인도 철강청 회장, 나카지마 안나·나카지마 미즈키 콜리 공동창업자 등이 선정됐다.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