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NH농협금융지주 실적 상승을 이끌어 내며 연임 기반을 다지고 있다.
다만 손 회장이 그동안 범농협 수익센터로서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의 균형 있는 성장을 강조해 온 것과 달리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으로 NH농협은행의 의존도가 높아진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이 NH농협금융지주 실적을 새롭게 써내려가며 연임 기반을 다지고 있다. |
28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1조9717억 원을 내며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농협법에 따라 농업·농촌을 위해 농협중앙회에 낸 농업지원사업비 3379억 원을 더하면 NH농협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 원을 훌쩍 넘긴다.
손 회장은 올해 1분기 금융지주 중에 유일하게 순이익이 1.3% 뒷걸음질한 성적표를 받아 위기의 순간도 잠시 있었지만 회장에 오른 이후 최대 실적을 경신해 가고 있다.
임기 첫 해인 2021년에는 NH농협금융지주 출범 10년 만에 순이익 2조2919억 원을 내며 2조 원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누적 순이익 1조3505억 원을 내며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손 회장을 향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상황에서 이러한 NH농협금융지주의 호실적 행진은 올해 12월에 임기만료를 앞둔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여준다.
손 회장은 이 회장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2020년 NH농협은행장에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올랐다.
다만 손 회장이 은행과 비은행 사이 균형 잡힌 실적구조를 아직까지 만들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NH농협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는 28.1%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9%와 비교해 6.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NH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34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68.5% 감소했다.
이 외에도 NH농협손해보험(-5.1%), NH농협캐피탈(-4.7%)의 누적 순이익도 1년 전보다 줄어들었다.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기여도가 하락한 이유는 금리인상으로 주력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이 늘어난 반면 주식시장 침체로 NH투자증권의 운용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손 회장으로서는 취임 초부터 은행에 편중된 수익기반을 해소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는 점에서 비은행 계열사의 부진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손 회장은 그동안 NH농협금융지주는 농업인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특별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모든 계열사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범농협 수익센터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달라”며 모든 계열사의 고른 성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이를 위해 올해 농협중앙회로부터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아 이를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활용하기도 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