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콜레라 백신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는데 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힘입어 사업을 순조롭게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유바이오로직스가 콜레라 백신시장에서 경쟁기업 철수 및 백신 수요 증가의 수혜를 보게 됐다. 아프리카의 한 어린이가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 < WHO >
24일 제약바이오업계 따르면 최근 콜레라 백신시장에서 유바이오로직스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유바이오로직스와 함께 공공시장에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던 인도 샨타바이오테크닉스가 곧 백신 생산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샨타바이오테크닉스는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의 자회사로 경구용 콜레라 백신 ‘샨콜’을 생산해 왔다. 다만 생산량은 연간 수백만 도즈(1회 접종분) 수준에 불과해 연간 3300만 도즈 생산이 가능한 유바이오로직스에 한참 미치지 못했는데 이마저도 앞으로는 생산되지 않는다.
샨타바이오테크닉스는 올해 안에 콜레라 백신 생산을 멈추고 2023년 말까지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미 시장 수요에 비해 적은 양을 생산하고 있던 상황에서 유바이오로직스가 증설을 추진하자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샨타바이오테크닉스의 콜레라 백신시장 이탈이 예정된 가운데 오히려 글로벌 콜레라 유행은 더 잦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29개 국가에서 콜레라 발병이 보고됐다. 지난 5년 동안 연간 20개 미만 국가에서 발병한 것과 대조된다. 기후 변화와 국지적 분쟁 등으로 콜레라 감염 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콜레라퇴치사업단(GTFCC)은 2025년까지 콜레라 발병을 막고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기 위해 백신 약 2억5천만 도즈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올해 글로벌 콜레라 백신 생산 예상치는 3600만 도즈에 불과해 이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갑자기 콜레라 백신 수요가 늘자 WHO는 재고 조절에 들어갔다. 당초 2회 접종이 기본인 콜레라 백신을 1회씩만 투여하기로 한 것이다.
WHO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콜레라 백신 공급이 극히 제한적이다”며 "장기적으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백신 생산을 늘리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유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증설 후에도 콜레라 백신 수요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까닭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세계 최대 민간재단인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지원에 자체 자금을 더해 춘천 백신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현재 연간 3300만 도즈인 콜레라 백신 생산능력은 증설 후 6600만 도즈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콜레라 백신만으로 연간 매출 1천억 원을 낼 수 있는 규모다.
다만 증설된 공장의 생산이 2024년부터 이뤄지는 만큼 당분간은 세계 콜레라 백신 수급이 빠듯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콜레라는 수인성 질병으로 급성 설사와 탈수 등을 유발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 몇 시간만에 사망할 수도 있다. 매해 환자는 130만~140만 명, 사망자는 약 10만 명에 이른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16년부터 WHO와 유니세프 등 공공시장에 콜레라 백신을 공급해 왔다.
콜레라 백신은 현재 유바이오로직스 실적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253억 원 가운데 88.02%가 콜레라 백신에서 나왔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제품군을 다양화하기 위해 코로나19, 장티푸스, 폐렴구균, 수막구균 등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공공시장의 유일한 경쟁업체인 샨타바이오테크닉스가 조만간 생산을 중단함에 따라 유바이오로직스는 유니세프에 콜레라 백신을 독점 납품하게 될 예정이다"며 "최근 세계적인 콜레라 발발에 맞춰 하루빨리 콜레라 백신 증설 시설이 가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