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올레드 공급과 관련해 손잡을 가능성이 다시 나오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와 올레드(OLED) 패널과 관련한 협력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점을 알리면서 실적이 부진한 LG디스플레이에 긍정적 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세트 업체들의 재고 증가에 올레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협력한다면 실적 부진을 이겨나가는데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협상의 불씨가 살아난 배경으로는 삼성전자가 출시한 올레드TV 신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한 부회장은 “올해 올레드TV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다”며 LG디스플레이와 협력과 관련해 "항상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의사결정이 나오면 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올레드TV는 현재 북미와 유럽 등의 지역에서만 출시됐고 아직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올레드 패널이 아직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3월 삼성전자가 올레드TV 판매를 시작한 뒤부터 LG디스플레이로부터 올레드를 조달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현재 LG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 공장 가동률은 올해 1분기보다 상당히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는 대신 파주 공장 가동률은 크게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대형 올레드 패널을 생산하는 비용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비용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광저우 올레드 공장 가동률은 80% 가량으로 1분기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지만 파주 공장 가동률은 낮아져 패널 생산량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8월 기준으로 경기 파주에 있는 올레드 패널 공장 가동률은 6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광저우 공장 가동률도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TV세트회사들이 패널 재고를 많이 갖고 있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올레드 시장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신용평가업체 한국신용평가으로부터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게 평가받기도 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신평은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의 전방 수요, 올레드 전방 제품 다각화 수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LG디스플레이의 신용평가를 추후 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올레드 사업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손을 잡는 것이 실적과 신용등급을 개선하는데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48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3분기에도 회사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상황이 녹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사들은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이 적게는 3900억 원(IBK투자증권)에서 많게는 1조 원대(이베스트투자증권)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LG디스플레이의 사정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실적 부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TV용 올레드 패널 협업할 가능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패널 공급단가 등과 관련한 문제로 삼성전자와 협업을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수익성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고객사를 확보하는 일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대형 OLED 패널 출하량 목표는 디스플레이 업황의 악화로 당초 1천만 대에서 최근 800만 대 선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말 무렵에 삼성전자에 대형 올레드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하면 LG디스플레이의 내년 대형 올레드 출하량은 다시 1천만 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올해 11월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과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가 올레드 디스플레이 판매와 출하량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도 최근 공개석상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동맹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박진한 옴디아 이사는 올해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 참석해 "LG디스플레이는 200만~300만대의 대형 OLED 패널을 이르면 올해 말부터 삼성전자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