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제약 제품 레모나의 일본 판매를 담당하는 경남재팬이 걸그룹 트와이스를 앞세워 홍보했지만 상반기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일본 레모나 인스타그램> |
[비즈니스포스트] 경남제약 대표 브랜드인 비타민 제품 ‘레모나’가 일본에서 고전하고 있다.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를 광고 모델로 투입했지만 올해 판매 성적은 부진한 상황이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남제약 일본법인 경남재팬(KYUNGNAM JAPAN CO., LTD)은 올해 상반기 매출 약 5억 원을 내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11억4천만 원을 거둔 것과 비교해 매출이 절반 아래로 감소했다.
수익성도 악화했다. 경남재팬은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 1억7천만 원을 거뒀으나 올해는 순손실 4억3천만 원을 봤다.
경남재팬은 레모나의 일본 현지 유통 및 판매를 담당한다. 트와이스를 비롯한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도 실적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레모나의 일본 진출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경남제약은 2020년 2월 해외 유통 전문기업 에프앤씨티(FnCT)와 레모나 일본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일본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2020년 6월 경남재팬을 설립했다.
경남재팬은 일본에서 레모나를 판매하면서 한국 본사와 동일한 광고모델을 앞세워왔다. 2020년 보이그룹 BTS(방탄소년단)가 처음 일본 레모나를 광고하기 시작했고 2021년 들어 트와이스가 이어받았다.
트와이스는 지난해 3월 일본 오리콘 주간 차트에서 8번째로 1위를 차지해 해외 여성 아티스트 최고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다. 트와이스와 콜라보한 레모나 제품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현지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재무적 성과는 제한적이었다.
경남재팬은 설립 첫 해에 매출 23억1천만 원, 순이익 2억2천만 원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2021년 매출은 19억 원, 순이익은 1천만 원으로 줄어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여기에 더해 올해 상반기에는 순손실을 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현지 비타민 제품들과 경쟁, 경기 위축 등이 겹치며 레모나를 찾는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경남제약은 앞서 중국 레모나사업에서도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2017년 12월 레모나의 중국 공략을 위해 설립된 레모나(상해)상무유한공사는 설립 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다 2021년 말 청산이 완료됐다. 중국 진출 이후 영업활동과 홍보 부족으로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경남제약은 올해 초 중국법인 청산을 알릴 당시 “일본법인은 당사의 광고모델로 인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바탕으로 안정적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추후 한일 관계가 개선될 경우 매출 및 실적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제약이 중국사업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일본에서 상반기 부진을 딛고 레모나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레모나는 1983년 출시된 비타민제로 현재 가루(산제), 음료, 사탕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대표적 제품인 레모나산은 상반기 경남제약 매출 308억 원 가운데 36.0%를 차지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