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내년부터 고객사의 대금결제 기한을 앞당긴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해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대만 매체 자유재경 보도에 따르면 TSMC는 고객사에 내년 1월부터 대금결제 기한을 납품 시점 기준으로 기존 30일에서 15일로 축소한다고 통보했다.
TSMC가 내년부터 제품 가격을 최소 6% 인상한다고 밝힌 데다 이번에는 대금결제 기간을 줄인다는 계획을 밝혀 반도체 설계업체 고객사들의 반발이 따르고 있다.
자유재경은 “고객사들 사이에서 ‘너무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자제품 반도체 수요는 위축되는 것과 달리 자동차 반도체 수요는 내년에도 호황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TSMC가 대금결제 기간을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유재경에 따르면 류더인 TSMC 회장은 지난주 주주총회에서 “전 세계 인플레이션과 중국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재고가 쌓이고 있으나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아직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류 회장은 TSMC의 자동차 반도체 제조 사업은 호조를 이어가고 있고 올해 전체 연간 매출은 2021년보다 30%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자유재경은 TSMC의 대규모 현금 수요가 대금결제 기간을 줄인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추측도 내놓았다. 고객사의 대금결제 기한을 앞당기면 자금 확보가 쉬워지고 단기적으로 이자수익도 거둘 수 있다.
류 회장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공장 시설투자 등에 들이는 TSMC 자본지출 규모는 약 400억 달러에서 440억 달러로 예상되며 내년에도 4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