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4-24 16: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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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세계를 덮친 코로나19로 공연·예술계는 엄청난 타격을 받았다.
사회적협동조합인 얼쑤는 발달장애인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는 곳이다. 한 해에 80건에 이르던 공연을 했는데 이들도 역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야 했다.
▲ 이창숙 얼쑤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다행히 최근 사회적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 회복이 본격화됨에 따라 얼쑤 사회적협동조합의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24일 얼쑤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얼쑤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는 “최근 학교 등 여러 곳에서 공연 관련 섭외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코로나19로 크게 줄었던 공연 기회가 올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쑤 사회적협동조합은 발달장애인이 전통문화예술 공연을 펼쳐 예술적 성취를 이루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비영리법인이다.
사물놀이와 난타, 마당극 등 전통문화예술 공연을 주로 펼친다. 발달장애인이 주체가 된 공연을 통해 장애인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효과도 얻는다.
또 단순한 일회성 공연에 그치지 않도록 발달장애인들을 정식 단원으로 고용하고 꾸준하게 연습과 공연을 이어가도록 한다. 이를 통해 직업예술가로 성장하거나 새로운 사회 진출의 기회를 찾도록 지원한다.
얼쑤 사회적협동조합은 학교나 지역 축제 등에서 진행하는 전통문화예술 공연에 주로 참여한다. 이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했다.
얼쑤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유튜브 공연,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실시간 공연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대면공연 횟수가 급격히 감소해 힘든 시기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일상회복에 속도가 붙고 행사와 축제 등이 늘어나면 얼쑤 사회적협동조합도 더 많은 공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쑤 사회적협동조합은 장애인을 위한 작은 동아리로부터 시작됐다. 천안지역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힘을 합쳐 발달장애인의 예술활동을 위한 모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2014년 발달장애전통문화예술단 ‘얼쑤’를 정식 창단하게 됐다. 공연과 대회 입상 등을 통해 이름도 점차 알려나갔다.
2017년에 사회적협동조합 인가를 받았고 2021년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까지 획득했다.
얼쑤 사회적협동조합에 속한 예술단원 13명은 모두 발달장애인이다.
얼쑤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는 “예술단원 13명 가운데 8명이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며 “나머지 5명은 외부 직장이나 학교를 다니면서 공연에 참여하는 비상임직원이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은 사회에서 일자리를 얻기 쉽지 않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미향 의원실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받은 장애인 고용현황 자료를 보면 2020년 말 기준 상시근로자 1497만4809명 가운데 장애인 상시근로자는 22만1710명이다. 고용률은 1.48%에 불과하다.
▲ 얼쑤 사회적협동조합의 공연 모습. <얼쑤 사회적협동조합>
취업하더라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재직기간이 짧은 사례가 많다. 또 조립이나 청소 등 단순작업 위주의 업무가 대부분이다.
반면 얼쑤 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발달장애인들이 주체가 돼 문화예술공연을 통한 수익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독립된 주체로 자립할 힘을 얻는다.
얼쑤 사회적협동조합은 올해 발달장애인 단원들이 편하게 연습하며 공연을 준비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얼쑤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는 “기존에 임대해 사용하는 사무실은 층간소음과 민원 등으로 발달장애인 단원들이 공연 연습을 하는 데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며 “기부금 등 도움의 손길을 받아 얼쑤 사회적협동조합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공사를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해 2023년에 완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