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주가 흐름이 부진한 은행주들이 금리 상승 흐름을 타고 반등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가운데 대표적인 금리 상승 수혜주인 은행주의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은행주는 금리가 오르면 마진이 개선되며 이익이 늘어나는 금리 민감주로 앞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체 대출의 하락폭은 제한적인 반면 금리는 우리의 예상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은행주의 수익성 개선세는 이어질 것이다"며 "은행주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은행의 수익성 개선은 기준금리 상승에 기인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은행의 이자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은행주는 올해 초부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긴축 시사 소식에 금리 인상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KB금융, 카카오뱅크,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등 9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은행지수는 5.16%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가 9.46%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도 은행주가 매수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것) 가능성과 10년내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한국의 3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영향으로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금리 인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14일 4대 금융지주 주가는 보합세를 보였다. 신한금융지주는 0.74%, 우리금융지주는 0.65%, KB금융지주 주가는 0.17% 각각 올랐고 하나금융지주는 0.21% 내렸다.
다음날인 15일에는 일제히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 -1.30%, 신한금융지주 -1.10%, KB금융지주 -0.67%, 하나금융지주 -0.42% 등이었다.
이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가계대출 감소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와 외국인 투자심리 위축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과도한 조정 이후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국내외 채권금리의 가파른 상승과 14일 한국은행이 시장 컨센서스에서 벗어나 기준금리 25bp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는데 은행주의 매수세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은행주와 달리 국내 은행주의 수익성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국내 은행 7개사 합산 순이익을 5조1천억 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대비 5% 증가한 수준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주 1분기 실적은 미국 은행주와 차별화될 것이다"며 "미국 은행주와 같은 부정적 효과가 없거나 매우 작을 전망이다"고 내다봤다.
반면 미국 은행주는 실적과 주가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파생상품거래 관련 리스크가 증가한 데다가 일부 은행은 러시아 사업을 정리하면서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지수에 편입된 은행들의 1분기 수익 총합이 지난해 1분기보다 36%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JP모건과 웰스파고는 시장 예상치보다 저조한 실적에 실적발표 당일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13일(현지시각) 1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JP모건 주가는 3.22% 하락했고 14일 실적을 발표한 웰스파고 주가는 4.51% 급락했다.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