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2-04-11 1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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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쉴더스가 5월 상장을 앞두고 양자암호기술기반 보안솔루션사업을 통해 몸값 올리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진효 SK쉴더스 대표이사는 양자암호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였던 만큼 향후 글로벌 양자암호통신시장 진출에도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 박진효 SK쉴더스 대표이사.
SK쉴더스는 11일 국내 보안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제1금융권 은행 1곳에 양자암호기술 기반 보안솔루션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SK쉴더스는 금융권이 이용하는 디지털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인증 시스템의 모바일앱에 SK텔레콤이 투자한 스위스 보안기업 IDQ가 개발한 ‘양자난수생성칩셋(QRNG)’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했다.
금융권에서도 비대면서비스를 확대하면서 고도화된 보안솔루션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데 발맞춰 SK쉴더스도 양자양호를 활용한 보안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자암호는 연산능력이 뛰어난 양자컴퓨터로부터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차세대 보안기술로 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SK쉴더스로서는 특히 보안이 중요한 금융업계에 양자암호 기반 보안솔루션을 선보이게 되면서 금융업계는 물론 공공, 의료, 국방 등으로 사업분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어느 은행에 적용했는지는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밝힐 수 없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다른 은행에도 이 양자암호기술을 적용한 보안솔루션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진효 대표는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을 지낼 때 SK텔레콤이 보유한 양자암호통신의 글로벌 경쟁력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런 점을 고려할 때 금융 양자암호 보안솔루션의 국내 적용이 확대된 이후 글로벌 진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대표는 2019년 2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TU-T회의에서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 글로벌 표준화 과제를 가장 많이 수행해 세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향후 글로벌 표준 개발과 생태계 확대에 앞장서 양자암호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SK쉴더스 관계자도 “구축사례가 쌓인다면 해외 양자암호통신시장 진출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는 글로벌 양자암호통신시장 규모가 2019년 1억2천만 달러(1400억 원)에서 2027년 14억6천만 달러(1조6600억 원)로 8년 동안 약 1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쉴더스의 이번 양자암호기반 보안솔루션사업 시작은 5월 상장을 위한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몸값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SK쉴더스는 최근 잇따라 새로운 사업포트폴리오를 선보이고 있다.
3월에는 우아한형제들과 서빙로봇 렌털사업을 시작하며 고객 안전케어 플랫폼기업을 새 사업방향으로 내걸었다.
이와 함께 스마트공장 및 대형 제조시설에 적용된 산업제어시스템의 보안을 통합관리하는 특허를 취득함으로써 고객사에게 맞춤형 보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융합보안시장에서도 입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SK쉴더스는 5월3~4일 기관투자자로부터 수요예측을 받고 상장공모가격을 확정한 뒤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5월9~10일 청약을 진행해 5월 중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희망공모가 범위는 3만1천 원~3만8800원인데 공모가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2조8005억 원~3조5052억 원이다.
다만 보안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물리보안업계 1위인 에스원의 시가총액이 2조7천억 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SK쉴더스의 예상몸값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SK쉴더스는 2021년 매출 1조5497억 원, 영업이익 1219억 원을 올려 에스원(2021년 매출 2조3125억 원, 영업이익 1797억 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SK쉴더스는 사이버보안, 로봇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진행하면서 성장성을 인정받아 높은 몸값을 평가받기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쉴더스의 몸값이 어느 정도로 산정되는 지는 향후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부문 중간지주사인 SK스퀘어가 SK쉴더스를 비롯한 비상장 자회사를 상장시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SK스퀘어는 2021년말 26조 원 대로 추산되는 순자산가치를 2025년까지 75조 원대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방안으로 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자회사 상장을 내세웠는데 SK쉴더스의 상장흥행이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