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수출입은행이 KDB산업은행과 함께 부산으로 옮겨질지 주목된다.
20일 금융업계 안팎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수출입은행의 부산 이전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부산을 세계적 금융도시로 키우겠다는 지역균형발전론을 앞세워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이 세계 최고의 해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금융자원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보고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통해 이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당선인은 산업은행 이외에 다른 국책은행들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인 4일 유세 현장에서 “산업은행 하나 가지고는 안되고 대형은행과 외국은행들도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윤 당선인이 구체적으로 지칭하지 않았지만 부산 이전 대상에 수출입은행이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수출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한다면 금융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대통령 선거기간에 성명서를 내고 “은행의 본점 이전은 곧 동아시아 금융중심지 정책 포기와 연결된다”며 “윤 후보의 생각은 글로벌 도시로서 서울을 포기하는 것과 동시에 금융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더 약화시키는 무지의 소산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부산 이전에 따라 지방 근무를 꺼리는 수출입은행 직원들의 대규모 인력 유출도 우려된다.
2017년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서울에서 전주로 이전하자 2016년부터 2021년 말까지 140여 명의 인력이 빠져나갔고 지금까지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수출입은행의 이전은 법개정이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정치적 계산도 담기게 돼 녹록지 않을 수 있다.
수출입은행을 부산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한국수출입은행법에 명기된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것을 개정해야 하는데 과반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수출입은행의 부산 이전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금융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국책은행들의 부산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 이들 은행 노조들이 연대 투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윤 당선자의 은행 이전 발언은 표를 얻기 위한 현실성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어 모니터링만을 하고 있다”며 “자세히 말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